[매일일보 이승구 기자]6·4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에 출마한 홍준표 새누리당 후보와 부산시장에 출마한 오거돈 무소속 후보가 ‘부산-양산 통합’ 문제를 놓고 정면 충돌했다.
이는 오 후보는 지난달 말 “2011년 부산발전연구원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부산시민의 86%, 양산시민의 81%가 통합에 적극적 의사를 표명했다”면서 시장에 당선되면 두 도시의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홍 후보는 지난 1일 양산시 지원유세에서 “부산은 경남도가 도와주지 않으면 식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경남 영토를 침탈하겠다는 사람이 부산시장이 되면 식수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경고하면서 양측은 갈등을 빚었다.
이에 오 후보 캠프는 지난 2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부산과 양산 통합추진을 하는 후보가 부산시장이 되면 부산에 식수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한 홍준표 경남도지사 후보는 부산시민의 생명을 위협한 것에 대해 정중히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현재 부산과 양산은 낙동강물을 상수원으로 쓰고 있어, 발암물질로부터 안전한 상수원수를 얻는 것은 시민 모두의 바람”이라며 “정치적인 이유로 위협을 가하는 것은 생명을 위협하는 것과 같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홍 후보측 정장수 대변인은 “옆집 땅 빼앗아서 자기집 마당 넓히겠다는 도둑놈 심보 아니냐”며 “부산시장이 되겠다는 사람이 경남도와 사전 협의도 없이 양산을 부산에 편입시키겠다고 하는 것은 경우에 맞지 않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정 대변인은 이어 “오 후보는 경남도민을 무시한 일방통행식 발언에 대해 먼저 경남도민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만약 홍 후보가 먼저 부산과 협력하지 않겠다고 했다면 잘못된 것이지만, 경남의 영토를 침탈하겠다는 후보가 부산시장이 되면 어떻게 그 사람과 머리를 맞대고 상생 협력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같은 당 부산시장 후보인 서병수 후보도 “광역상수도 남강댐물 부산 공급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오 후보가 양산시 부산 편입 공약을 해 광역상수도 사업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고 홍 후보의 공격에 가세했다.
한편 오 후보는 최근 신공항 건설과 관련해 대구·경북 지역을 논의에서 배제하자고 발언해 이 지역의 공분을 사는 등 이례적으로 다른 지역출마 후보들과 다툼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