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안정주 기자] 지난해 국내 화장품 수출이 전년보다 50% 이상 크게 늘어났다. 중국과 홍콩·대만 등 중화권에서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對) 일본 수출이 전체 화장품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년 사이 절반 이하로 낮아져 크게 대비되는 모습을 드러냈다.
5일 관세청과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화장품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은 수출은 18억7350만 달러로 한 해 사이 52.0% 급증했다.
국가별 수출금액을 보면 중국이 전체 수출액의 31.0%에 해당하는 5억8170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이어 홍콩(4억1080만 달러·21.9%)과 미국(1억5410만 달러·8.2%)이 그 뒤를 이었다.
한해 사이 수출액이 거의 2배로 불어난 중국과 홍콩은 물론, 5위권에 이름을 올린 대만(1억2520만 달러·6.7%)까지 포함하면 중화권이 지난해 한국의 화장품 수출액의 59.6%나 차지했다.
이처럼 한국 화장품의 중화권 수출이 늘어나는 것은 현지에서 드라마와 가요 등을 중심으로 한 한류 열풍에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한국 화장품 브랜드의 인기가 날로 높아진 덕분이다.
서울 명동 일대 가두점과 백화점·면세점 화장품 매장을 중국인 관광객이 점령한 점을 고려하면 화장품 수출 시장으로서의 중화권의 중요성은 더 높아진다.
10위권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4.2%)을 한 일본 수출금액은 1억4470만 달러였다. 전체 수출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7%로 2012년(17.4%)과 비교하면 무려 10% 포인트 가까이 크게 낮아졌다.
이에 비해 일본은 화장품 시장 성장세 자체가 둔화한데다 자국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높고, 엔화 약세와 반한 감정 탓에 한국 화장품의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글로벌 리서치회사 유로모니터의 조사결과를 보면 2013년 일본에서 인기있는 화장품 브랜드 10개 가운데 9개는 DHC·비오레·SK-Ⅱ·시세이도 등 자국 브랜드였다.
업계 관계자는 “중화권은 일본보다는 한국에 좋은 인상을 갖고 있고 문화적으로 한국 제품에 우호적이어서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소득 수준이 점차 높아지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시장의 중요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