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환경부’ ‘복지부’?
“국민 건강 외면 '감투놀음' ‘조직이기주의’ ” 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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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환경부’ ‘복지부’?
“국민 건강 외면 '감투놀음' ‘조직이기주의’ ” 팽배
  • 안미숙 기자
  • 승인 2006.01.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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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연합·시민환경연구소, 환경부 국민건강 위해 거듭나야
[매일일보=안미숙] 환경오염으로 인한 건강피해를 다루는 전문기관인 '환경보건센터'가 세워질 예정이다. 환경 시민단체에 따르면 그 동안 환경보건문제는 주무부서인 환경부와 보건복지부의 무관심과 책임 떠넘기기로 인해 사각지대에 놓여왔다. 지금도 보건복지부는 이 문제를 자기네 소관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게 시민단체의 지적이다.

환경운동연합(이하 환경연합)은 “늦었지만 환경부가 '환경보건정책과'를 만들고 시민단체와 학계에 요청해 '환경보건정책10개년 종합계획'도 작성됐다”며 “그런데 이 종합계획의 핵심 프로그램 중 하나인 '환경보건센터' 건립을 준비하면서 환경부 공무원들이 조직이기주의 자세로 일관해 국민건강을 위한 전문기관을 만든다는 취지가 무색해 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환경연합은 이어 “'환경오염과 화학물질노출 등에 의한 각종 건강피해 발생시 이를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규명할 수 있는 상시 건강영향조사를 담당할 조직'으로서의 '환경보건센터'는 '객관성'과 '전문성'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그런데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이 센터가 환경부 산하기관인 '국립환경과학원'내에 만들어 지면서 센터장과 부센터장을 과학원의 부장(환경안전보건부장)과 과장(환경역학과장)이 각각 겸임하는 것으로 돼 있다”고 밝혔다.

환경연합은 또 “문제는 우리나라 유일의 환경전문 국립연구기관인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 수 십 년 동안 단 한 번도 환경오염으로 인한 환경성질환을 밝혀내거나 진단한 적이 없다는 점이다”며 “환경보건문제에 관한 한, 국립환경과학원은 시민과 주민들이 제기하거나 환경단체나 학계가 지적하는 건강피해사례를 해결하기 보다는 문제를 무마하고 희석하는데 앞장서 왔다.

피해주민들이 과학원에 조사를 의뢰하지 않고 환경단체나 대학에 의뢰하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현재와 같은 '환경보건센터' 계획으로는 기존에 과학원이 해오던 용역사업을 확대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 뻔하다. 그러면 국민들이 바라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건강영향문제'를 적극적으로 규명하고 해결하는 일은 요원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국가환경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도입하겠다고 했던 '건강영향평가제도'가 진일보한 것이지만 기존의 '환경영향평가제도'의 개선을 통해서 환경보건문제를 상당부분 제기하고 해결을 모색할 수 있다는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보고서(2005 주요개발사업에 대한 건강영향저감방안)의 지적을 볼 때 환경부가 진정으로 환경오염으로 인한 건강영향문제해결에 의지가 있는지 의문을 더한다는 게 환경연합의 설명이다.

이 보고서는 지금까지 환경부가 개발사업에 대해 주민건강을 고려한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꼬집고 있다. 2002년 주민들의 혈중 다이옥신 오염문제가 제기된 평택의 산업폐기물 소각 주변의 오염토양을 정화하고 주민건강을 모니터링 하겠다는 환경부의 약속은 지금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국민건강피해를 줄이기 위해 미세먼지 기준을 강화하겠다는 환경부의 서면약속 역시 외면되고 있다는 것이다.

환경연합은 “환경보건문제는 환경부는 물론이고 보건복지부가 중심적으로 참여하고 다른 관계부처와 자치단체들이 모여 해결책을 모색해야 하는 범 정부적 과제이다”라며 “보건복지부는 환경보건문제를 외면하고 있고 환경부는 공허한 민관협력을 말하면서 환경오염의 건강피해로 힘들어 하는 국민의 아픔을 두고 '감투놀음'이나 하고 조직이기주의에 빠져있다”면서 정부의 각성을 촉구했다.

환경보건 여론조사 및 현황

환경오염으로부터 국민건강을 지키기 위해 환경정책이 환경보건개념 중심의 환경보건정책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다음은 최근 환경연합 등이 실시된 여론조사 및 토론회 등에서 제시된 환경보건에 관한 국민의식과 우리나라 환경보건의 수준에 관한 자료이다.

국민 10명중 7명은 자신 또는 가족 중에 환경관련질환 경험이 있다고 답하고 있을 정도로 환경오염의 건강영향문제는 심각하다(2005년 10월 실시된 환경오염 국민의식조사 결과, 전국 성인남녀 1000명 대상, 시민환경연구소 국회 단병호 의원실 공동주관).

수도권 주민 중에서는 약 43%가 대기오염으로 인해 호흡기 이상을 경험한 바 있다고 호소한다(2004년 2월 실시된 국민의식조사 결과, 시민환경연구소 중앙일보 공동주관) 국민의 절대다수(98.3%)는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지 않고 있는데 가장 큰 이유로 '건강에 좋지 않을 것 같아서'라고 답하고 있다(2004년 수돗물시민회의 조사결과).

이밖에 서울지역의 아동 40%가 환경성질환인 아토피 피부질환을 앓고 있고 23.6%는 아토피와 함께 천식까지 앓고 있다는 조사도 나와있다. 대도시뿐 만 아니라 산업단지, 소각장이나 발전소 및 폐광지역 등 환경오염원 주변의 주민들에게서 건강이상 신호가 속속 확인되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가 환경오염으로 인한 국민건강문제를 도외시 해 온 결과 우리나라의 환경보건지표는 OECD국가들 중에서 최하위로 기록되고 있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위험인구지표는 28개국 중 27위, 수질환경질환지표는 25개국 중 24위, 대기오염질환지표는 25개국 중 19위이다(2005년 6월 환경보건정책 공청회).

환경부장관 건의문

이같은 환경오염 문제에 대해 환경연합은 최고의 전문성을 갖추고 독립적인 연구조사 위상을 갖춘 센터를 설립해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환경보건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환경부로 거듭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민환경연구소는 환경오염의 건강영향문제에 해결을 위해 환경보건 분야의 전문가들과 관심있는 시민들로 구성된 ‘환경보건위원회’를 구성해 오고 있다. ‘환경이 아프면 몸도 아프다’(2004 나남출판사, 환경부 추천도서 선정)를 출판하고 언론사와 공동으로 5개월간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환경보건문제가 사회의제화 되도록 노력해오고 있다.

또한 ‘환경보건정책 10개년 종합계획’ 연구를 학계와 공동으로 주관해 정부의 환경보건정책 수립에 기여해오고 있다. 올해부터는 울산과 경남지역에서 환경보건모임이 결성되는 등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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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연합, 환경보건센터 문제점과 개선안>

환경보건센터 ‘위상’

문제점

현재 계획은 센터가 ‘국립환경과학원’내 환경보건안전부의 산하조직으로 위치하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기존에 과학원이 용역사업을 중심으로 수행해온 환경보건업무를 약간 확대해서 진행하는 것에 불과하다.

가장 중요한 문제점은 과학원이 환경보건에 관한한 국민의 신뢰를 얻을 만한 활동을 전혀 하지 못해 왔고 관련 전문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환경보건정책’에 필요한 내용을 담보하는 기관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위상을 갖게 되는 것이다.

개선안

환경보건센타의 가장 중요한 위상은 환경오염문제로 인한 건강피해문제에 대해 국민들이 믿을 만한 신뢰성과 전문성을 갖추어 해결을 요청받는 기관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센터는 환경보건문제에 관하여 그동안 환경부 또는 과학원이 얻지 못했던 국민의 신뢰를 갖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다. 때문에 형식적, 내용적 전문성과 독립성을 최대한 담보해 주어야 한다.

바람직한 센터의 위상은 환경부 내의 독립적 전문연구기관으로 존재하는 것이다(예;소속기관으로서의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산하기관 또는 관련기관으로서의 센터 등).

현재 환경부산하의 여러 연구인력과 새롭게 주어진 인력 및 예산 등을 고려할 때 최선의 방안이다. 환경오염물질의 노출과 이로 인한 건강영향여부를 밝혀내고 나아가 환경성질환의 존재여부를 판정하는 일이 실제 매우 쉽지 않은 업무라는 점이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처음 센타를 설치할 때 제대로 위상을 갖추어야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준비된 계획에 향후 발전방향이 제시되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정부 조직의 성격상 일단 만들어진 기구를 확대발전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는 는 점을 고려하여 초기 센타를 설립할 때 제대로 위치지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보건복지부의 국립보건원이 질병관리본부로 확대발전한 것은 SARS라는 아주 우연적인 기회를 통해서였다).

환경보건분야 선진국의 경우 환경부와 보건복지부가 유기적인 협조관계와 역할분담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어느 부서가 적극적이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독일의 경우 환경부가 환경보건문제를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환경보건문제를 이제 막 다루려고 하는 한국의 경우 먼저 관심을 보이고 있는 환경부가 주도권을 쥐고 집중적으로 역량을 배치하여 앞장서서 적극적으로 나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참고로 직업성질환문제를 다루는 산업보건분야의 전문연구기관의 위상이 행정적, 예산적 측면에서 어느 정도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산업보건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자(산업안전공단과 직업병연구센타).

과학원내의 독립적 연구기관으로서의 센타의 위상을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환경보건을 통한 환경부의 정책영역확대와 조직적 발전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미래지향적인 대안이라고 하기 어렵다.

<환경보건센터 ‘기능’>

문제점

센터의 현재계획에 대해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하는 점은, 전문성과 객관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고, 환경보건의 주요 분야인 오염물질에의 인체노출 연구분야를 전혀 담보하지 못하여 반쪽짜리에 불과하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환경보건에 관한 책임의식과 문제의식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더불어 환경보건문제 해결을 위한 장기적인 청사진을 바탕으로 단계적 발전계획이 제시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의 계획은 과거 과학원의 환경역학과가 수행해온 외부 용역발주와 관리 중심의 기능을 확대한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는 학계와 민간분야와 공동으로 센터 건립을 계기로 환경보건문제 해결의 전기를 마련한다는 환경부의 비전과는 거리가 멀고 하겠다.

개선안

센터의 기능이 현재 환경역학과의 업무를 재편하는 방식이어서는 곤란하고 지금까지 하지 못했던 환경보건분야의 중요한 일들을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 이들 내용으로는, 전국민대상 환경보건센서스, 오염물질의 인체노출조사를 위한 생체시료 및 오염물질의 분석과 정도관리, 환경성질환 등록 및 관리 등이 추가되어야 한다.

환경오염에 과다 노출되어 환경성 질환이 발생하고 난 후에야 해결에 나서는 사후처리 방식이 아니라, 오염물질에의 노출수준을 파악하여 질환 발생 등의 문제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파악하여 예방하는 ‘사전예방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환경보건정책 10개년 종합계획’에서도 지적하고 있고 환경부에서도 인지하고 있는 바 환경정책이 매체중심에서 건강중심으로 발전되기 위해서는 그동안 굳어져온 ‘매체중심의 환경정책’이라는 관념을 바꾸어야 한다. 이러한 변화에 필요한 계기를 센터가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즉, 기존의 매체중심 환경정책을 환경보건의 눈으로 평가하고 개선할 수 있는 정책평가 및 개발기능이 센터에 주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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