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민경미 기자] 13일 서울에 있는 육군 예비군 훈련장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예비군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해 대응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육군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4분께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있는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52사단 예하 송파·강동 예비군 훈련장에서 예비군 1명이 K-2 소총으로 난사한 뒤 자살했다.
총기난사로 주변에 있던 예비군 4명이 부상을 입은 가운데 1명은 삼성의료원으로 이송됐으나 치료 도중 숨을 거뒀다. 나머지 부상자들은 삼성의료원 외에도 국군수도병원, 영동세브란스병원 등으로 옮겨졌다.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 육군 관계자는 "사건은 사격 훈련 과정에서 조준구 조정을 위한 영점사격을 하는 가운데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과 유사한 훈련장 사건·사고는 과거에도 끊이지 않고 발생했다. 예비군 훈련장은 현역병이 아닌 사람들이 총기와 폭발물 등을 직접 다루기 때문에 자칫 사건·사고로 이어지기 쉬운 곳이다.
과거 사례 가운데는 총기·폭발물 관리가 부실했거나 예비군이 화기를 다루는 데 서툰 경우 사고로 이어졌다. 훈련장에서 주는 총기를 사용해 이번처럼 고의로 다른 사람의 생명을 빼앗지는 않았지만, 인명사고를 유발하거나 자살을 한 사례도 있었다.
과거 예비군 사고 중 가장 인명피해 규모가 컸던 것은 1993년 6월 10일 경기도 연천의 포병사격훈련장에서 포 사격 훈련을 하다 발생한 대형 폭발사고로, 동원예비군 16명과 현역 장병 3명 등 모두 19명이 숨지고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 사고에 대한 책임으로 해당 여단장이 보직해임 되고, 장교 3명이 구속됐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사고 이후 예비군 제도 운영상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예비군제를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지시에도 이후 예비군훈련 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이듬해 5월 3일 경기도 미금시(지금의 남양주) 예비군 훈련장에서는 시가지 전투훈련을 받던 대학생이 동료 예비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당시 시가지전투를 하던 예비군들은 모두 공포탄을 지급받았으나 동료 예비군의 소총에는 실수로 실탄이 한 발 남아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7월에는 대구의 예비군 훈련장에서 사격훈련을 하던 대학생이 소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1999년에도 광주에서 예비군 훈련을 받던 20대 남성이 자신을 향해 총을 발사해 중상을 입었다.
인천에서는 2001년 5월 수류탄 투척 훈련 중 연습용 수류탄이 터져 예비군 1명의 오른손 손가락이 부러졌다. 이 사고는 해당 예비군이 2차 안전핀을 제대로 잡지 않아 일어난 것이지만, 문제의 연습용 수류탄에 규정과 달리 철제 외피가 없어 부상이 커진 것으로 확인됐다.
2004년 4월에는 경기도 양주에서 훈련용 전지 뇌관이 터져 예비군 훈련 참가자 4명이 부상을 당했다. 인명 피해 외에 산불 등 화재 사고도 있었다.
경기도 이천에서 1999년 4월 동원예비군 포 사격 훈련 도중 박격포 유탄이 산에 떨어져 산불이 발생했고, 경기도 가평에서는 2008년 5월 동원예비군 박격포 사격훈련 도중 포탄이 바위 등에 부딪히며 산불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