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저성장 늪’에 빠진 한국경제의 올해 3%대 경제성장률 달성이 사실상 물건너간 모양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6일(현지시간)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7%로 하향하면서 사실상 한국 정부만 3%대 전망치를 외로이 외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수출 부진이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성장세 둔화 우려가 불거지며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이 가시밭길이다.
미국과 일본이 주도한 세계 최대의 무역조약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도 타결되면서 한국 경제에 미칠 타격도 우려의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TPP가 발효되더라도 한국 경제에 당장의 타격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일본 등 주변국과 비교해 수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욱이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의 경제(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5개월 만에 3%대에서 2%대로 하향조정하기에 이르렀다.
IMF가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 경제성장률 전망을 지난 5월 제시했던 3.1%에서 5개월 만에 0.4%포인트 낮춘 2.7%로 수정했다.
앞서 IMF는 지난 2월 ‘G20 글로벌 전망과 정책 도전’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 성장률을 3.7%로 예상한 바 있다. 작년 10월 한국의 올 성장률을 4.0%로 예상했던 IMF는 1년 동안 3차례에 걸쳐 전망치를 총 1.3%포인트 하향조정한 셈이다.
IMF가 예상한 한국의 내년 성장률은 3.2%로, 이는 세계 평균(3.6%)보다 낮은 수치다.
최근 한국 경제의 내수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수출 부진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양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6일 발간한 ‘경제동향 10월호’에서 한국 경제는 수출 감소세 지속과 이에 따른 광공업 생산 및 출하의 부진이 경기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9월 수출액은 435억1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8.3% 줄었다. 9개월 연속 감소세다.
수출은 무선통신기기 및 자동차 부품 외의 대부분 주력 품목에서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고, 지역별로도 유럽연합(EU)을 제외한 주요 교역대상국에 대한 수출이 부진하다.
우리나라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3.1%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최근 정부를 제외한 국내외 경제연구기관들은 올해 2%대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은행과 LG경제연구원은 하반기 들어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8%와 2.6%로 하향조정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4%까지 낮췄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도 최근 국정감사에서 ‘하방리스크’를 언급하면서 올해 3%대 성장에 대한 낙관적 기대감이 떨어졌음을 시사했다. 다만 내수 개선세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서민 체감경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3%대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은 회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