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우여곡절 속 60년... 다음달 3일 환갑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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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 우여곡절 속 60년... 다음달 3일 환갑 맞아
  • 서영상 기자
  • 승인 2016.02.2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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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1200조원 세계 13위 거대 시장

[매일일보 서영상 기자] 한국 주식시장이 다음 달 3일로 환갑을 맞는다.

우리 증시는 한국 자본시장의 본격적인 태동을 맞이하며 지난 1956년 3월3일 대한증권거래소의 출범과 함께 문을 열였다.

당시 12개의 상장사로 싹을 틔운 우리 증시는 현재 상장사 1927개사, 시가총액 1200조원대의 거대 시장으로 변모했다.

증시 개장 당시 상장사는 12개에 불과했다. 조흥은행과 저축은행, 한국상업은행, 흥업은행 등 4개 은행과 대한해운공사, 대한조선공사, 경성전기, 남선전기, 조선운수, 경성방직 등 6개 일반기업, 정책적 목적으로 상장된 대한증권거래소와 한국연합증권금융이다.

현재까지 당시의 상호를 유지한 상장사는 하나도 없다.

대한증권거래소와 한국연합증권금융은 각각 1974년 6월과 11월에 상장폐지됐고, 4개 은행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후 금융기관 구조조정 과정에서 모두 사라졌다.

경성전기와 남선전기는 조선전업과 함께 한국전력주식회사로 통합되면서 1961년 6월 상장사 명단에서 사라졌고 조선운수는 대한통운의 전신인 한국미곡창고에 합병돼 1962년 1월 상장폐지 됐다.

다만, 나머지 세 곳은 간판을 바꿔달고 아직 증시에서 거래되고 있다.

대한해운공사와 조선공사는 한진그룹에 넘어가 각각 한진해운과 한진중공업으로 이름을 바꿨고, 경성방직은 1970년 경방으로 변경해 여전히 증시에서 거래 중이다.

12개에 불과하던 상장사는 지난 1973년 처음으로 100개를 넘었고, 현재 유가증권시장 770개사·코스닥 1157개사 등 모두 1927개사로 늘어났다.

규모도 크게 불었다. 관련 집계가 시작된 1965년 150억원이던 시가총액은 지난 1월 현재 1207조4580억원(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합계)으로 8만497배로 늘어나 시가총액 기준 세계 13위에 올랐다.

1980년 1월4일 100을 소급 적용(실제 지수 출범은 1983년)해 출발한 종합주가지수(현 코스피)는 1989년 3월31일 사상 처음으로 1000을 돌파하며 '네자릿수 지수' 시대를 열었다.

100에서 1000 도달은 9년이 걸렸지만, 이후 2000 돌파는 18년이 지난 2007년 7월25일에 이뤄졌다.

증시가 성장하면서 국내 증권사도 대한증권거래소가 문을 열기 전인 1949년부터 생겨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지난해까지 54개로 늘었다.

60년간 한국 증시에는 숱한 영광과 위기의 순간이 있었다.

증권시장이 본격적으로 기틀은 닦은 것은 정부가 증권시장의 발전을 위해 1962년 1월 증권거래법을 제정하면서부터다. 1961년 4억원에 불과했던 주식거래 대금은 이듬해 1000억원 수준까지 치솟았다.

국내 증시의 첫 위기는 1962년 5월의 '증권 파동' 때로 시장의 급격한 팽창을 노린 투기세력으로 인해 거래소가 지급 불능에 빠졌다. 당시 주식회사 거래소가 부도나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투자자들이 속출하고 시장도 장기간 휴장에 들어가는 등 파장이 컸다.

정부가 자본시장을 되살리고자 1968년 자본시장육성 특별법과 1972년 기업공개촉진법 등을 제정하면서 1970년대엔 기업들의 '상장 러시'가 이뤄졌다.

1970년 말 48개에 불과하던 상장사가 1978년 말 356개로 급격히 늘었다.

오랫동안 국내 증시의 쌍두마차 역할을 한 삼성전자와 현대차도 이 시기에 증시에 입성했다.

1980년대는 유가·금리·달러 등 이른바 '3저 효과'와 국민주 보급 등에 힘입어 증시 대중화가 진행된 시기다.

한국 경제의 고도성장과 사상 초유의 경상수지 흑자전환 등에 힘입어 코스피도 1989년 1000선 고지를 처음으로 밟는 대기록을 세웠다.

1992년 외국인의 국내주식 직접 투자가 허용되면서 몸집을 키워나가던 한국 증시는 1997년 초유의 IMF 사태로 가장 큰 시련의 시기를 보냈다.

굵직한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폐지됐고, 코스피는 1998년 6월16일 277.37까지 곤두박질 쳤다.

금융시장 개방과 뼈를 깎는 구조조정 등을 통해 시장이 기력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바이코리아 펀드' 광풍과 정보기술(IT)주들의 붐이 일기도 했지만 거품이 꺼지며 투자자들은 또 한 번 좌절을 맛봐야 했다.

2000년대 중반에는 재테크 열풍으로 시장에 다시 한 번 '장밋빛'이 가득 찼다.

코스피가 2007년 7월 처음으로 2000을 돌파하자 시장에선 3000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낙관이 넘쳐났다.

2008년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에 국내 증시는 다시 한 번 휘청거렸지만, 투자시스템 정비와 투자 안전판 강화 등으로 선진시장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현재 한국 증시를 신흥국 지수로 분류하고 있지만, 국제통화기금(IMF)과 FTSE, S&P, 다우존스 지수 등은 현재 한국을 선진국으로 보고 있다.

거래소는 향후 60년간의 목표로 '글로벌 톱(Top) 7 거래소'를 제시해 놓고 있다.

최경수 거래소 이사장은"국내 증시는 지나온 60년간 경제 개발의 협력 파트너로서의 자본시장 역할을 했다면 향후 60년은 아시아의 중심 자본시장으로 성장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 거래소의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기업공개(IPO)를 완료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자본시장법 개정 작업이 지연되면서 암초에 봉착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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