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천안함 조사결과에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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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천안함 조사결과에 자신감
  • 이한일 기자
  • 승인 2010.05.20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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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물증' 강조…中 '종전입장'고수

[매일일보=이한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미·일 정상과의 잇단 전화통화와 함께 '확실한 물증'이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천안함 사태에 대한 조사 결과에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19일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와 전화통화를 갖고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양국 간 협력방안과 국제공조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이날 통화에서 이 대통령은 하토야마 총리에게 천안함 사태에 대한 조사 경과를 설명하면서 "내일 천안함 사태 조사 결과 발표 때 세계 어느 나라,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분명하고 확실한 물증이 제시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루 전인 18일에도 이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직접 전화통화를 통해 천안함 사태의 대응 방향과 한미동맹에 대해 논의하면서, 북한이 '호전적인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더욱이 이 대통령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국제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북한 소행임이 드러났다"는 내용의 언급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틀 간의 이 대통령 전화통화는 20일로 예정된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사태 조사 결과 발표에서 북한의 소행이라는 물증을 제시하는 데 확실한 자신감이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0일 있을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에서 정부는 이번 사태의 물증을 제시하고 이를 설명하는 데 주력한 뒤, 이 대통령이 이달 하순 있을 대국민담화에서 북한의 책임에 대해 언급하고 후속조치 등에 대해 밝힐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앞서 19일 천안함 조사결과 공식 발표에 앞서 유럽연합(EU)과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등 30여개국을 상대로 조사 내용을 사전 브리핑 했다.

외교통상부 신각수 제1차관, 천영우 제2차관,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은 이날 30여개국 서울 주재 대사들을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로 불러 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천안함 침몰 사건의 주요 당사국인 중국·일본·러시아 대사에게는 이미 18일 브리핑을 실시했으며, 미국의 경우 천안함 조사에 직접 참여해왔고 그 동안 한국 정부와 수시로 접촉해 협의해왔기 때문에 사전브리핑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부는 30여개국 대사들을 상대로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한 북한연루설을 입증할 증거를 제시하고 이 문제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할 때 적극적으로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장신썬(張金森)주한 중국 대사는 사전브리핑에서도 천안함 침몰 사건와 관련, 종전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신썬 대사는 지난 17일 국회에서 민주당 정세균 대표를 만나 "누구의 소행인지 확실한 증거가 없고 아직 검토할 만한 여지가 있다고 본다"며 "확실한 증거가 나오기 전에 억측을 자제하고 조사와 관련해서 앞으로도 검증받을 수 있는 증거가 마련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아울러 그는 "천안함 사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수 있고 이는 한국의 이익에도 반하는 것"이라며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하려는 노력에도 방해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 박지원 "천안함 침몰원인, 북한 탓이라도 MB 책임져야" / 이정희 "합참 A·B 대령, 침몰 TOD영상 본 뒤 은폐"

이런 가운데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19일 천안함 침몰원인이 북한 탓이라고 해도 이명박 대통령이 책임져야한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과학적으로 (천안함 침몰 원인이)입증된다 하더라도 이명박 대통령은 군수통수권자로 책임을 져야 한다"며 "반드시 대국민 사과를 하고 국방부 장관을 즉각 해임하고, 합참의장 등 지휘부 군 관계자들은 군법회의에 회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소행이면 안보를 자랑하는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합동 훈련동안 어떻게 이렇게 끔찍한 변을 당했냐"며 "이는 이명박 정권의 안보무능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은 천안함과 관련한 우리 정부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중국은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이런 일로 외교 마찰, 국론분열, 여야 마찰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정부가 즉각 국회 천안함진상조사위원회에 응해 모든 자료와 사실을 공개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결과를 밝히는데 협조하라"고 요구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도 19일 "천안함 침몰 순간의 TOD 동영상을 합동참모본부(합참) 소속 고위 군 관계자들이 봤다"며 그들의 소속과 그들이 해당 동영상을 본 일시를 구체적으로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 

이는 "침몰 당시 동영상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으며 그것을 본 사람이 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으로, 이 의원은 이날 열린 국회 본회의 5분 자유 발언에서 "국방부는 함수-함미 분리장면을 담은 TOD 동영상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본 사람들이 있다. 국방부가 숨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군은 최초 사고 당시 함수·함미가 분리된 순간을 기록한 TOD 동영상은 없다고 밝혀왔다. 

◆ 조평통 “천안함 침몰로 남북관계 재앙으로 몰고 가”

한편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19일 “천안함 침몰을 계기로 남한의 대북 선전이 최고조의 대치상황과 전쟁 움직임에 이르렀다”면서 “남한이 3월 천안함 침몰 사건을 이용해 남북관계를 재앙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조평통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성명을 발표, “남한은 이번 침몰 사건을 남북관계를 재앙으로 몰고 가는 황금 같은 기회로 여기고 있다”면서 “남한은 그런 케케묵은 선전을 통해 여론을 호도하며 국내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중대 실수를 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평통은 특히 “만일 남한이 미국과 함께 전쟁을 촉발한다면 북한은 전쟁광들에게 무자비하고 단호한 응징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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