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온 산야가 제법 신록의 빛깔을 뽐내고 어느덧 후끈해진 바람이 봄을 밀어내고 있는 계절의 끝자락. 철쭉은 마지막 꽃물결을 전한다.
우리나라 철쭉은 5월 초 남쪽에서부터 피기 시작한 다음 북상해 5월말부터 6월초까지 전국 산하를 아름답게 물들이는데, 사람들 앞에 나선 부끄럼 많은 처녀처럼 발그레 물든 소백이 그 아름다움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것도 딱 이맘때. 개나리, 산수유, 매화로 시작되는 봄의 향연이 한차례 끝나고 피날레를 장식하듯 소백산은 온통 연분홍빛 철쭉 물결이다.
▲ 2016 영주 소백산 철쭉제
소백산은 해발 1000m 이상의 능선이 겨울철이면 하얀 눈을 머리에 이고 있다 해서 이름 지어졌다. 여름에는 초원, 가을 단풍, 겨울 눈꽃이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낸다면 봄에는 분홍색 철쭉이 능선을 덮어 ‘천상의 화원’을 선사한다.
영주시는 소백산 철쭉의 개화시기에 맞춰 소백산 트레킹을 떠나는 사람들을 위해 2016 영주 소백산 철쭉제를 개최하며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 소백산을 찾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묶어 놓는다. 27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29일까지 3일간 영주시 소백산과 시내 일원에서는 죽령 장승 깎기 대회, 죽령 옛길 걷기, 산상음악회 등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27일 저녁 7시 영주 서천둔치에서는 전 시민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철쭉제 기념 축하공연이 개최된다. 이어 28일 오전 9시 30분부터 희방사 제2주차장에서 소백산신께 차를 봉양하는 헌다례와 전 국민의 안녕과 영주시의 번영을 기원하는 소백산 산신제를 올린다. 주차장 입구에서는 소백산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철쭉제 기념 스카프를 배부하고, 철쭉엽서 보내기 행사를 개최해 이메일과 sns등으로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손편지에 대한 향수와 낭만을 느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지역 문화예술인들과 관광객들과 함께하는 소백산 등산객을 위한 작은 음악회와 죽령옛길 걷기, 죽령장승제 등 다채로운 행사와 함께 풍기인삼, 사과, 소백산 산나물, 풍기인견 등 영주의 농특산물 홍보 마케팅 행사를 진행해 산을 찾은 사람들에게 건강한 먹거리와 특산물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 천상의 화원, 소백산 트레킹
영주 소백산은 광활한 초원과 연분홍빛 철쭉, 주목 군락이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를 그려내는 철쭉산행 일번지로 연화봉, 비로봉, 국망봉 등 능선을 따라 철쭉이 무리지어 있으며 특히 희방사에서 오르는 연화봉은 철쭉능선이 수천 평에 달해 등산 애호가들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다.
죽령에서 이어진 연화봉(1394m)과 소백의 정상인 비로봉(1439)사이 능선을 따라 몰려있어 시선을 사로잡는 철쭉 군락과 함께 천연기념물 제244호 비로봉 주목군락지가 어우러진 소백의 풍경은 그야말로 자연이 우리 앞에 펼쳐놓은 선물.
소백산의 철쭉산행 코스는 여러 갈래가 있지만 철쭉을 제대로 즐기려면 연화봉을 거쳐 비로봉을 오르는 코스가 가장 좋다. 죽령휴게소에서 제2연화봉, 천체관측소, 제1연화봉, 비로봉을 거쳐 삼가리로 가는 코스(6시간)와 희방사 입구에서 희방폭포, 희방사, 제2연화봉, 제1연화봉, 비로봉을 거쳐 삼가리(6시간)로 가는 코스도 많은 이들이 이용하는 코스다.
전국 최초의 힐링도시 답게 영주는 볼거리, 즐길 거리, 휴식거리가 모두 합쳐진 복합적인 의미의 관광 명소다. 철쭉으로 가슴을 채우고 소백산 트레킹으로 땀을 흘렸다면, 인근 풍기온천에서 휴식을 취하고 부석사, 소수서원, 선비촌 등 문화유산을 둘러본다면 일석이조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