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2.6%에 머물러 회원국 중 12위에 그쳤다고 밝혔다. OECD 가입 이후 회원국 평균 성장률의 2∼3배에 달하던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이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은 2006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단순히 순위만 하락한 것이 아니다. 문제는 성장률의 절대 수준 자체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경제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OECD 회원국 중 2006년 11위였던 우리나라의 성장률 순위는 이후 2007년 8위, 2008년 6위로 올라섰다.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권이던 2009년과 2010년에도 선방하면서 4위, 2위까지 치솟기도 했으나 지난해 또다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클럽’으로 불리던 OECD에 가입한 것은 지난 1996년이었다. 당시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1만3000달러였다. 기존 회원국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일찍 샴페인을 터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가입 당시 우리의 경제성장률은 7.6%로 OECD 회원국 평균 2.9%의 2.6배에 달했다. 또한 홍콩, 싱가포르, 대만과 함께 ‘아시아의 4마리 용’이라고 평가를 받던 시기였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1998년 -5.5%나 역성장하는 시련을 겪기도 했지만 이듬해인 1999년 성장률 11.3%를 기록해 다시 우뚝 섰다.
그랬던 우리 경제가 활력을 잃어가면서 이제는 평균 수준의 성장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국가 경제규모가 커질수록 성장률이 하락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기는 하지만 우리의 경우는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를 달성하기도 전에 성장 동력이 식어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뒤따라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재 우리가 처한 난관을 헤쳐 나가기 위해선 중장기적 안목으로 경제의 기초체력을 개선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게 시급하다. 따라서 정부는 경제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개혁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 노동력 감소에 대응해 여성·고령층 노동자를 활용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 구축도 중요하다.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에 대한 생산성 향상 역시 시급한 과제다. 이것이 가능해야 일자리 창출에 대한 정책적 대응 역시 가능해진다. 우리의 국운(國運)이 걸린 문제다.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