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정영 칼럼> 월드컵과 정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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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정영 칼럼> 월드컵과 정대세
  • 나정영 대표기자
  • 승인 2010.06.19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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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대한민국~ 전체가 월드컵으로 시끌시끌하다.

특히 한국 대표팀은 그리스를 상대로 대승을 거두는 등 기대 이상의 선전을 하고 있어 국민들의 관심이 더욱 뜨겁다. 북한 역시 세계 최강으로 불리는 브라질과 좋은 승부를 보여줘 세계를 감짝 놀라게 하고 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가 바로 정대세다. ‘인민 루니’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그는 한국 국적을 가진 일본 땅에서 태어난, 북한 대표팀 공격수다. (북한 축구 대표팀 감독이 월드컵 기자 회견장에서 북한이라는 나라는 없다. 우리를 북한이라고 부르지 말아달고 했다.

때문에 북한이란 단어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감독의 말처럼 '북한'이란 호칭 대신 '북조선' 혹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그도 아니면 'North Korea'라고 쓰는게 왠지 낯설다. 특히 그들이 불러주길 간절히(?)원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나라 이름이 길어서 더욱 이상하다. 그냥 북한이라고 하겠다. 어차피 북한 사람들도 우리들에게 남조선이라고 부르는데 ‘피장파장’인 것 같다.)

원래 정대세는 제일동포 3세다. 일제시대 일본으로 건너온 할아버지의 고향은 경북 의성이며 아버지는 한국 국적, 어머니 이정금씨는 북한 (현재는 무국적) 국적이다. 정대세는 자연스럽게 아버지를 따라 한국 국적을 취득했지만 일본에서 재일동포들이 한글을 배울 수 있는 학교는 많지 않았다. 때문에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한글만을 가르치는 조총련계 조선학교를 다녔다.

정대세가 한국이나 일본이 아닌 북한을 선택한 것은 조선 학교를 다니라는 어머님의 강력한 권유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정대세가 북한 대표팀에서 뛰는 것이다. 정대세 역시 “일본에서 사는 나를 번듯한 조선인으로 자랄 수 있게 해준 조선학교에 감사한다”는 얘기를 여러차례 한 바 있다.

이런 이유로 정대세는 "한국과 일본의 국가대표로는 뛸 수 없다"고 잘라 말하고 있다. 한마디로 이야기 해서 자신의 정체성이 북한에 있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정대세는 “일본을 위해 뛴다면 나올 수 없는 힘이 북한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생겨난다. 정신과 정체성이 돈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모든 사람들이 TV를 통해 북한의 정보를 접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나는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북한에 대한 이미지를 바꾸고 싶다. 정치와 스포츠는 별개다. 북한 사람들은 매우 친절하며 이 사실을 스포츠를 통해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대세는 북한에서 원하는 젊은이의 인재상은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이다. 그는 북한에서 “인민들의 정신을 혼란하게 한다”는 이유로 듣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 힙합을 좋아한다.

또한 북한이 미국 ‘천민 자본주’의 대표적 상징물이라고 시간이 있을때마다 누누이 비난하는 '나이키'의 후원을 받고있고, 아이돌 연예인보다 더 요란한 염색을 하고 다닌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정대세에 열광을 하고 있다. 오죽하면 그의 '이름'으로 응원가까지 불려질 정도이다.

그러나 사실 정대세는 북한에서 살아본 적 없는 북한 선수다. 그래서 북한에 대해서 잘 모르는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정대세가 평양에서 살일은 거의 없을 듯 싶다.

역으로 정대세가 서울에서 살일도 희박할 것 같다. 정대세는 한 인터뷰에서 자신은 "한국사람도 아니고 북한사람도 아니다. 일본 사람은 더더구나 아니다. 나는 재일동포일뿐"이라고 밝혔다.

가슴아픈 이야기다. 갑자기 박정희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 퇴임사로 한 유명한 말이 떠오른다.  “다시는 나같은 비극적인 주인공이 나오지 말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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