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약정 체제 융통성 높여야…현 체제에선 배 오더 낸 것도 부채로 잡혀”
[매일일보비즈]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함께 작고한 남편의 뒤를 이어 우리나라 양대 선사의 함장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이 현정은 회장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최은영 회장은 16일 한진해운 출입 기자들과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한스페인 수교 60주년 기념전을 관람한 후 가진 오찬모임에서 “현 재무약정 체제하에서는 배 오더(주문) 낸 것도 부채비율로 잡힌다”며 “해운업의 특성을 고려해 융통성 있게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과 현정은 회장은 같은 여성 CEO인 동시에 작고한 남편의 뒤를 이어 우리나라 양대 외항선사의 최고경영을 맡은 CEO로서 다부진 역할을 하고 있다는 묘한 인연을 갖고 있다.
동병상련의 정을 느껴서인지 이날 오찬모임에서 최 회장은 현대상선을 계열사를 두고 있는 현정은 회장 및 현대그룹에 관련된 질문에 진솔한 답변을 내놓아 호응을 이끌었다.
최 회장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현대그룹과 채권단간 재무약정 갈등에 대해 “현(정은) 회장님이 나보다 현업에 먼저 나오고 잘 아니까 좋은 방향으로 해결될 것”이라며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최 회장은 특히 재무구조 얘기가 나왔을 당시에도 한진해운의 부채는 150% 밖에 안됐다며 한진해운의 견실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최근 대한항공 주식매각과 관련해서는 “계열분리와는 관계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자녀들이 상속받은 것을 주식이 올라 투자개념으로 판 것으로, 향후 대한항공 주식을 모두 처분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진해운의 상반기 실적에 대해 최 회장은 2008년에 못 미친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매출은 2008년 상반기보다 조금 더 나아졌는데, 영업이익은 더 적다”며, 작년에 손실이 너무 커서 올해 회복을 한다 해도 작년 손실의 몇 분의 1밖에 안된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실적과 관련해서는 “해운업이 U자가 아니라 V자형으로 회복되고 있다”며 “2분기 실적이 좋았으니까 성수기인 3분기는 더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대만의 에버그린, 싱가포르 NOL사 등 외국 선사들이 신규 발주에 적극 나선데 대해 "선박을 몇 척 발주하는가 하는 것보다 선복량이 얼마나 되는가가 중요하다"며 "한진해운은 이미 선복량을 충분히 늘려놨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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