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2일 바른정당을 겨낭해 “시간이 지날수록 보수진영의 분열이 계속되는 책임을 질 것”이라고 밝혔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는 이날 “자유한국당은 헌법과 국정을 농단해 발생한 이번 대선에 형사피의자를 내세우고, 또 보수타령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보수정당이 최종후보를 선출하면서 본격적인 대선모드에 접어들자 양측의 신경전은 불이 붙었다.
홍 후보는 지난달 31일 한국당의 제19대 대선후보로 최종결정됐다. 국회 원내 교섭단체 정당의 대선 주자 중에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에 이어 두 번째로 확정된 후보다.
홍 후보는 후보 선출대회 최종 연설에서 “보수정당 분열의 원인이 대통령 탄핵이었는데 원인이 없어졌다”며 “집을 나간 분들이 돌아와야 한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당 대선후보로서 움직이기 시작한 1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아 유 후보를 겨낭해 “한 당인데 무슨 후보가 둘이냐”며 “조건 없이 돌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동행한 민경욱 한국당 의원이 전했다.
민 의원은 “(홍 후보가) ‘유 후보가 (선거보조금) 50억원을 받고 안한다고 하며 합당하게 되면 영원한 제2의 이정희가 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선거보조금을 받은 뒤 사퇴한 것이 논란이 된 바가 있다.
이에 유 후보는 같은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 한국당은 전혀 바뀐 것이 없다”며 “그쪽 대선 후보로 뽑힌 분은 출마 자격조차 없는 분이 아니냐”고 반박했다.
‘제2의 이정희’가 된다는 홍 후보의 주장을 두고는 “그런 가능성은 생각조차 못 해봤다.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답했다.
이들의 신경전은 2일에도 이어졌다.
홍 후보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첫 선거대책회의에서 “바른정당과 서로 비난하지 말고, 바른정당의 가출 원인이 없어졌으니 돌아오게하는 것이 순리이고 보수 우파의 결집된 힘일 것”이라며 “(바른정당이) 더이상 주저하고 머뭇거리면 보수우파를 궤멸시키려는 의도밖에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홍 후보는 “민주당의 경우 본당에서 떨어져 나간 국민의당이 선전하고 있지만 결국 국민들은 본선거에 임하면 좌우로 갈라질 것”이라며 “결국 이번 대선 구도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구도로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 후보의 주장에 유 후보는 즉각 대응에 나섰다.
유 후보는 박정하 캠프 대변인 논평을 통해 “알량한 기득권에 취해 그나마 보수가치를 아끼는 국민들과 그들 선량한 당원들을 볼모잡아 표를 구걸하며, 오히려 바른정당과 유승민 후보의 책임 운운하고 있다”며 “뻔뻔하고 염치없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형사피의자인 홍준표 후보는 선거에 나오지 말아야 하는 사람”이라며 “뻔뻔함과 염치없음이 역시 스트롱이다. 양박들과 어울리다보니 본인도 그렇게 되어가는 모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