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삼성 ‘한 집안’ 자리다툼 치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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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삼성 ‘한 집안’ 자리다툼 치열해
  • 권민경 기자
  • 승인 2007.05.03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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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몽준 형제, 이건희·명희 남매, 주식부자 양보 없어~

1천억 여성 주식부호 7명...탑 3는 모두 삼성 가 인물
LG 구본무 회장 부인, 대외활동 없이 지분만으로 대박

[142호 경제] 일반인들에게는 멀게만 들리는 1천억원대 주식부자가 사상 최초로 100명을 넘어섰다.

지난달 25일 재계 전문 사이트인 ‘재벌닷컴’이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1천707개사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5천700여명의 보유주식 가치를 24일 종가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1천억원대 주식부자가 109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증시활황에 힘입어 지난달 말보다 17명 증가한 수치. 주식부자 1위는 역시 정몽구 현대, 기아차그룹 회장이었다. 3년째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정 회장은 최근 동생 정몽준 의원에게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어 재계 관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과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남매 역시 주식부자 자리를 두고 순위 경쟁을 벌이는 상황. 그런가하면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부인인 김영식씨는 일체의 대외활동 없이도 순전히 지분 만으로 1천억원대 주식거부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 삼성, 롯데 형제, 남매끼리 주식 부자 경쟁

현대, 기아차그룹의 실적악화, 현대차 비리 사건에 대한 항소심 진행 등 온갖 악재도 불구하고 주식부자 1위 자리만큼은 지켜내던 정 회장이지만 동생의 추격만큼은 예사롭지 않다. 동생인 정 의원은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의 연이은 주가 급등에 힘입어 보유주식 가치가 2조114억원으로 늘어 정 회장을 310억원 차이로 바짝 뒤쫓고 있다.

현대, 기아차의 경우 실적부진이 계속되고 있어 주가 역시 약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현대중공업은 조선업종의 호황에 힘입어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어 올해 초 12만5천원 수준에서 지난달 26일 종가기준으로 24만5천원을 기록했다.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1위 자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재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형제 간 주식부자 경쟁은 삼성가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정 의원의 뒤를 이어 주식부자 3위를 차지한 사람은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신세계의 주가가 삼성전자의 아성을 뛰어넘는 상한가를 기록하며 신세계 주식 15.55%를 갖고 있는 이 회장의 보유주식 평가액 또한 1조7천840억원으로 급상승했다.

신세계 주식은 26일 현재 60만9천원으로 명품주식으로 통한다. 반면 이 회장의 오빠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한때 주식부자 1위 자리까지 올랐지만,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주가 부진으로 보유지분 가치가 1조6천856억원으로 줄어 5위로 내려앉았다.

그런가하면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은 보유지분 가치가 총 1조6천912억원에 달해 4위를 차지, 형 신동주 일본 롯데 부사장을 앞질렀다. 신 부사장은 총 1조6천319억원의 주식평가액으로 6위에 올랐다. 이밖에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 1조1401억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9천738억원, 허창수 GS홀딩스 회장 8천551억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8537억원 등의 주식평가액을 기록해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LG 구본무 회장 부인, 집안에서 1천억 돈 버는 비결은

여성주식부호들의 약진 또한 눈에 띈다. 1천억원대 주식부자 가운데 여성은 이명희 회장을 포함해 총 7명.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삼성리움미술관장이 6천184억원으로 여성주식 부자 2위에 올랐고, 이 회장의 딸인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 2천903억원,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부인인 김영식씨 2천687억원, 오리온그룹 엔터테인먼트 계열사인 미디어플레스 이화경 사장 2천320억원, 신영자 롯데쇼핑 부사장 1천677억원, 김문희 용문학원 학원장 1천282억원 등이 1천억원대 주식부자에 등극했다. 김 원장의 딸은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흥미로운 점은 여성주식부호 7명 가운데 유일하게 사회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구 회장의 부인 김씨의 경우다. 이명희 회장이나 정유경 상무, 이화경 사장 등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는 것과 달리 김씨는 철저하게 LG의 안주인 역할만을 맡고 있다.  

사실 LG는 다른 재벌가에 비해 유난히 보수적인 가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여성들의 경영참여도 거의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 금슬 좋기로 유명한 구 회장 부부 또한 ‘내외’가 분명하기 때문에 김씨는 다른 그룹 회장 부인들과 달리 대외활동은 전혀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재벌가 마나님들의 가장 일반적인 취미(?)생활인 미술관 운영도 맡지 않고 있고, 여의도 LG트윈타워에 모습을 드러내는 경우도 없다.

그러나 집밖활동이 전혀 없이도 김씨는 2천억원이 넘는 재력으로 여성부호 명단에는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려 왔는데 이는 그가 보유한 LG의 지분 덕분이다. 김씨는 주(LG)의 지분 4.30%를 소유, 구 회장과 그 형제들에 이어 5번째로 많은 양을 확보해 주식부자 대열에 합류했다.  

코스닥 시장 주식부호 이해진 NHN 대표 독주

한편 코스닥시장의 1천억원대 주식부자는 총14명으로 이 가운데 최고는 이해진 NHN 공동대표. 이 대표의 보유지분 가치는 3천652억원이었다. 이정훈 서울반도체 사장 3천353억원, 허용도 태웅 사장 2천978억원, 김상헌 동서 회장 2천454억원, 손주은 메가스터디 사장 2천57억원, 이재웅 다음 사장 1천710억원, 정지완 테크노세미켐 사장 1천641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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