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송현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첫 해외순방 일정으로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2박 3일간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하면서 베트남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보험, 카드사의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 보험사, 해외진출 전략 첫 단계 ‘베트남’ 진출 시동
국내 보험사들이 베트남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보험시장 해외진출 전략의 첫 단계로 성장성이 높고 진입장벽이 낮다고 평가되고 있어 향후 보험사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보험사의 경우 DB손해보험, 삼성화재, 한화생명 총 3군데만이 진출한 상황이다. 이는 은행이 178개로 전년(170개) 대비 증가하고 여신전문회사도 33개로 전년(26개) 대비 증가한 것과 대비되는 수치다.
베트남의 경우 시장 자율화와 경제성장이 이뤄지면서 보험시장의 빠른 성장이 기대되고 있으며 해외로부터 새로운 보험회사 진입과 신상품 도입도 활발하다. 최근 2년 연속 생명보험의 경우 30% 이상, 손해보험은 15% 이상을 기록했다.
베트남 보험시장은 1999년 개방 이후 다수의 외국보험회사(생명 18개사 중 17개, 손해 30개사 중 11개)가 진출하고 있으나 한국은 아직 3개사에 불과하다
보험사별로 보면 삼성화재는 2002년 베트남 호치민에 법인을 설립해 지난해 말 수입보험료 538억원, 세전이익 69억원을 올렸다. DB손해보험도 2015년에 베트남 손보사 PTI를 인수해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파는 보험상품)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국내 생보사 중 베트남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한 한화생명은 지난 2008년 호치민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뒤 진출 8년 만인 2016년 흑자전환은 물론 추가로 출자도 결정했다. 한화생명은 현지 법률 규정 충족을 위한 자본금 증액을 위해 해외 계열회사인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에 1500억원을 추가로 출자를 결정, 한화생명의 총 출자액은 2445억5000만원으로 증가하게 됐다.
이 외에도 삼성생명은 지난해 태국 법인인 타이삼성의 흑자를 기록, 추가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 시장조사를 마치고 국가별로 특화된 진출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미래에셋생명은 베트남 프레보아생명의 지분을 50% 인수하면서 첫 해외 진출을 추진 중이다. 현대해상도 베트남 호치민과 하노이에 사무소를 두고 현지 네트워크를 강화하면서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카드사, 베트남 시장 진출 출사표… 동남아 '이머징마켓' 공략
카드사들도 동남아의 이머징 마켓(Emerging Market·떠오르는 시장)인 베트남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국내에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카드사들은 최근 빠른 성장세와 함게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베트남의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판단, 앞다퉈 진출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롯데카드는 지난 12일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현지 소비자금융 회사인 ‘테크콤 파이낸스(Techcom Finance)'의 지분 100% 인수를 최종 승인 받고 베트남 소비자금융 및 신용카드 시장에 진출했다.
롯데카드는 이번 시장 진출을 통해 베트남을 거점지역으로 삼아 다양한 동남아 국가에 진출을 타진해 실적 견인은 물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할 계획이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이미 2011년 국내 금융회사 최초로 베트남 시장에 뛰어들었다. 진출 초기에는 베트남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을 중심으로 영업했지만 지금은 신규모집고객의 90% 이상이 현지인이다. 특히 지난 1월 영국에 본사를 둔 푸르덴셜 Pic 금융그룹의 베트남 소비자금융회사인 푸르덴셜 PVFC(Prudential Vietnam Finance Company Limited) 지분 100%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신한카드는 PVFC가 가진 고객군과 신한베트남은행의 기존 고객군간 중복 고객이 적어 신한금융의 베트남 내 고객기반은 더욱 폭발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외 KB국민카드, 우리카드, BC카드도 베트남 중심으로 동남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금융지주가 산업과 금융이 발달한 베트남에서는 기업금융 기반을 강화하고 금융업 발전 초기인 캄보디아에서는 소매금융에 치중하면서 KB국민카드 역시 베트남 현지 기업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지난 2016년부터 은행을 통해 개인카드 6종과 법인카드 1종 등 현지 신용카드를 출시, 베트남 진출을 진행하고 있다.
BC카드도 카드사 최초 인도네시아 만디리 은행과 합작사를 설립해 글로벌 결제 시장에 직접 진출한 데 이어 인도, 싱가포르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베트남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