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호남정당을 자처하는 민주평화당이 23일 호남의 심장인 광주에서도 후보를 내지 못하게 되는 등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지난 14일 민주평화당 광주시장 후보로 결정됐던 김종배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광주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습니다. 광주정신의 소중한 가치를 역사속에 우뚝 세워보고 싶은 소망으로 출마를 결심 했었지만 현실의 높은 벽을 느꼈습니다"라며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가 지방선거 후보 등록일(24일)을 하루 앞두고 갑작스럽게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평화당은 6.13 사실상 이번 지방선거에 광주시장 후보를 내기 어렵게 됐다.
당초 평화당은 김 전 의원의 공천을 결정하면서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불거진 이용섭 후보의 전두환 정권 청와대 근무경력이 김 후보의 5·18 경력과 대비돼 이슈로 등장하면 선거에서 승산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김 전 의원은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학생투쟁위원회 총위원장으로 마지막까지 전남도청을 사수해 군사법정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던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김 후보는 자신이 광주시장 후보로결정난 지난4일 당의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 참석해 "광주시청에 전두환 정권에 협력했던 자의 사진이 걸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민주당의 이 후보를 직격하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렇듯 승리에 자신감을 드러냈던 그였지만 이날 그의 자진사퇴 결정은 민주당과 평화당 간의 높은 광주 지역 지지율 격차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평화당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방인 호남 지역에서조차 여당인 민주당에 밀리며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무르고 있는데 만약 이대로 선거결과가 나온다면 선거비용의 보전이 문제가 된다.
현행법상 투표 결과 유효투표 총수의 15% 이상 얻으면 선거비용의 전액, 득표율이 10~15% 사이면 50%를 국가에서 보전해주고 있다. 만약 유표투표 총수의 15%를 얻지 못하면 선거비용 전부를 후보자 본인이 부담해야 것이다.
이와 관련해 당 내부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당의 지지율도 그렇고 본인도 의원을 내려놓은지 오래 됐는데 선거비용 문제가 많이 걸리지 않았겠느냐. 안타깝지만 이해한다"며 "그런데 당 내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일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어떻게 될 지 (지방선거 후에)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김 후보의 이날 자진사퇴 결정으로 광주시장 선거는 민주당 이용섭 후보, 정의당 나경채 후보, 민중당 윤민호 후보의 3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