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함바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던 임상규 전남 순천대 총장이 13일 자살한 가운데 임 총장은 유서를 통해 심적 부담감을 표현하며 금전거래는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임 총장이 숨진 차량에서 발견된 A4용지 한장짜리 유서는 "안타깝고 슬프다"는 내용으로 시작됐다.
임 총장은 "인생의 마지막 뒷모습을 망쳤다. 악마의 덫에 걸려 빠져 나가기 힘들 듯 하다. 그동안 너무 쫓기고 시달려 힘들고 지쳤다. 더 이상의 수치도 감당할 수 없다"고 최근의 심경을 밝혔다.
이어 임 총장은 "모두 내가 소중하게 이어온 만남에서 비롯됐다. 잘못된 만남과 단순한 만남 주선의 결과가 너무 참혹하다"며 함바 브로커인 유상봉(65·구속기소)씨와의 관계를 묘사한 듯한 글을 남겼다.
하지만 임 총장은 "금전거래는 없었다"며 검찰이 추정하고 있는 금품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임 총장은 "나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고통이 심하다"며 검찰의 확대 수사에 대한 심적 부담감도 나타냈다.
이어 임 총장은 "얄팍한 나의 자존심과 명예를 조금이나마 지키고 대학의 행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먼저 떠난다. 지저분한 사건 이것으로 마무리하고 다들 잊어버리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모두 내 불찰, 내 탓이다. 가족에게는 더 이상의 피해가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임 총장은 "그동안 나를 믿고 성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짧은 내용의 유서를 마감했다.
임 총장은 이날 오전 8시10분께 순천시 서면 동산리 선산 앞에 주차된 소나타 차량에서 번개탄을 피워 놓고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앞서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여환섭)는 임 총장이 함바 브로커 유상봉(65·구속기소)씨로부터 대가성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 3일 출국금지 조치했다.
임 총장은 지난해 경북 지역 대형 공사현장의 식당 운영권을 얻을 수 있도록 해당 공무원을 소개해 준 대가로 유씨로부터 2000만원을 받는 등 수차례에 걸쳐 수억원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임 총장은 기획예산처 예산실장, 농림부 장관 등을 지냈으며 박연호 부산저축은행그룹 회장의 사돈이기도 하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