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1부(강영수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이날 변론준비기일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코리아는 원고와 피고 신분으로 만나, 치열한 법정 싸움을 예고했다.
삼성전자측은 "피고(애플코리아)는 표준특허 4건, 기능특허 1건 등 총 5건 삼성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아이폰4와 아이패드2 등 제품에 3세대 이동통신 규격 중에 하나인 HSUPA, WCDMA 등 삼성의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애플코리아측은 "표준특허 기술은 필수영역과 선택영역으로 나눠 조합하는 방식에 따라 수천가지 기술구성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침해라고 보기 어렵다"며 "삼성측이 표준특허가 표준화되면 제3자에게 프렌들리 조건으로 라이센스를 주기로 약속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삼성측은 "그 약속은 맞지만 일정요건에 대한 것"이라며 "로열티도 없이 무조건 침해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맞섰다.
아울러 양측의 법정대리를 맡은 국내 최고의 로펌인 '김앤장'과 '법무법인 광장'의 기싸움도 이어졌다.
삼성측의 법정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광장의 권영모 변호사는 "원고측은 150페이지의 소장과 80여페이지에 달하는 준비서면을 제출했는데 애플측은 달랑 8페이지의 답변서를 제출했다"며 "애플측은 미국 재판에서는 신속하게 재판을 진행 중이면서 타국에서는 기일변경, 재판 10분 전에 답변서 제출 등의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대해 애플측의 법정대를 맡은 김앤장측은 "어제 80페이지 분량의 준비서면을 받았다"며 "소장을 성급하게 보안한 것으로 보이며, 소장에서 원고측은 특정버전만에 대해서만 주장하고 있을 뿐 내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양측의 열기가 가열되자 재판장은 "감정적인 변론은 자제해 달라"며 "원고측은 애플사가 어떤 기술을 사용했는지와 안 썼다면 어떤 표준기술을 사용하고 있는지 등의 구체적인 질문서를 제출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피고측도 애플사가 어떤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지 등의 자료를 확보해 제출해 달라"고 덧붙였다.
다음 공판은 내달 19일 오전 10시 같은 법정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양측의 소송전은 지난 4월15일 애플이 미국 법원에 "'갤럭시폰과 갤럭시탭' 특허와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삼성전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 이에 삼성측은 같은 달 21일 한국과 일본, 독일 법정 등에 맞소송을 제기했다.
이어 애플사는 지난달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권 침해금지와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으며, 이에 삼성측은 최근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에 애플 제품 수입 금지를 요청했다.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