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닷컴] “긴긴 밤 잘 보내셨습니까? 예전 관찰사였다면 관기(官妓)라도 하나 넣어드렸을텐데”(정우택)
“어제 온 게 정 지사가 보낸게 아니었냐?”(이명박)
역사 드라마의 대화 내용이 아니다. 한나라당 청주 유세에 앞서 청주실내체육관 귀빈실에서 정우택 충북도지사와 이명박 전 시장 사이에 있었던 대화내용이다.
지난 3일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와 정우택 충북지사가 주고받은 이른바 '성적 농담'을 두고 민주노동당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6일 논평을 내고 "한 사람은 도정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고, 또 한 사람은 국정을 책임지겠다고 하는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들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 하니 참으로 민망하기 짝이 없다"고 비난했다.
민노당은 이어 "이명박 전 시장은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온갖 폄하,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장본인"이라고 꼬집은 뒤 "이번 대화 내용 역시 그의 천박한 여성의식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민노당은 특히 "이명박 전 시장에 대해서는 그가 저지른 위법과 비리 의혹에 대한 검증 뿐만 아니라 왜곡된 인식에 대한 검증까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후보의 경우 앞서 5일, 5.18 광주항쟁, 광주민주화운동을 5.18사태, 광주사태로 표현, 정치권을 비롯해 시민사회단체의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민노당 황선 부대변인은 "2년 전에 이 후보가 5.18 묘소에서 파안대소하는 사진이 언론에 공개된 일이 있다"며 "이번 5월에 상판에 발을 올린 것까지 해서 별 뜻 없이 한 일이 자꾸만 구설에 오르니 본인도 적잖이 당황스럽겠으나 사진을 다시 거두기도 쉽지 않고 말을 주워 담기는 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황 부대변인은 "이명박 후보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못하고 유쾌해 하는 천성을 어쩌지 못하고 5.18 묘소 상판에 발을 척 올리고도 잘못을 몰랐듯, 아마 이번에도 지적이 없었더라면 '광주항쟁'과 '광주사태'의 차이를 인식할 계기는 없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그는 "역사에 대한 고민이 없는 사람이 '항쟁'과 '사태'의 차이에 민감하긴 힘들 것"이라며 "그러나 대통령은 달라야 한다.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고 미래를 제시해야 할 대통령은 그 정도의 분별력과 철학은 있어야 마땅하다"고 꼬집었다.
김형탁 민노당 대변인은 "이 후보의 발언은 ‘잦은 말실수’로 치부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것"이라며 "사람의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을 반영한다고 했다. 그 정도의 인식 수준과 인격 밖에 가지지 못한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모두의 불행"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명박 후보와 정우택 충북지사가 주고받은 성적 농담과 관련, 열린우리당의 대선주자인 한명숙 의원은 논평을 통해 "이렇게 저급한 성의식을 가진 사람이 장밋빛 여성 공약을 내놓는다고 실천이나 하겠냐"며 "이 후보의 저급한 성의식과 한나라당의 성도덕 불감증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명박 전 시장측은 "이 전 시장이 정 지사의 농담을 받아 넘기는 과정에서 빚어진 해프닝에 불과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의 이 같은 '성적 농담' 발언은 <오마이뉴스> <노컷뉴스> <데일리 서프라이즈>등 일부 인터넷신문을 통해 보도됐지만 종합지를 포함한 대다수 언론들은 침묵으로 일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