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센터, 이명박 대선출마 치적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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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센터, 이명박 대선출마 치적이었나?
  • 최봉석 기자
  • 승인 2007.08.23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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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서울시장 시절 AIG에 특혜 의혹 불거져…“제2의 론스타” 논란 일파만파

“AIG에게 국제금융센터는 부동산투자, AIG 이전 서울시 검토 없었다”
범여권 “한건주의 시대 思考이자 전시행정의 전형” 비판, 허구성 지적
孫, “대통령 후보 외국 금융회사의 농간에 놀아나…심각한 국가적 위기”

[매일일보닷컴] 수많은 비리 의혹 속에서 간발의 차로 승리,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이명박 후보에 대해 범여권의 검증공방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이번에는 이명박 후보가 서울시장 재임 당시 추진했던 ‘국제금융센터 건립’과 관련한 의혹. 이 후보가 서울시장 시절 치적으로 내세우는 국제금융센터는 AIG가 아시아 본부를 옮겨오는 게 아니라 부동산 투자로 1조원 이상을 챙겨가는 ‘제2의 론스타 사건’이라는 주장이다. 쉽게 말하면 국제금융센터 건립 뒤 곧바로 매각, 시세차익을 노린 미국 금융그룹 AIG 측의 전략이라는 것.

이 같은 사실은 지난 21일 KBS의 단독 보도에 의해 세상에 공개됐다. 결국 9월 국정감사를 앞둔 상황에서 범여권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검증이 시작될 조짐이다. 이명박 캠프측은 “범여권의 이른바 ‘이명박 때리기’”라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AIG가 여의도에 건설하고 있는 국제금융센터가 완공 직후 매각할 계획이라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KBS는 21일 “서울시가 소유 여의도 부지에 아시아지역본부를 옮기겠다는 AIG의 말만 믿고 지난 99년 초장기 토지사용계약을 체결했으나 AIG는 당초부터 아시아본부를 옮길 계획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서울시가 AIG측과 맺은 계약에 따르면 AIG측의 최소 보유기간은 당초 알려진 20년이 아닌 10년으로, 그것도 완공시점이 아닌 ‘계약시점’부터로 돼 있어 AIG는 공사완공 예정시점인 2013년 직후인 2015년 이후 마음대로 국제금융센터를 팔아치울 수 있도록 돼 있다는 것.

KBS는 보도를 통해 국제금융센터 계약 당시 AIG측의 투자계획을 공개하면서 “매각 예상금액은 당시 가치로 2조 5천억 원, 투자비 1조 4천억 원을 빼면 1조원 이상 남는 장사”라며 “AIG에게 국제금융센터는 부동산투자일 뿐이다. 특히 서울시가 주장하는 AIG 아시아본부 이전은 처음부터 검토조차 안했다”는 AIG 측 핵심관계자의 증언을 덧붙였다.

AIG “아시아본부 이전 처음부터 검토 안했다”
 
아울러 당시 서울시가 AIG 측에 “시장님 대선출마에 치적으로 만들자면 6월말 임기 종료 전에 끝내라”고 요구한 사실을 전한 뒤 “기공식을 앞당기는 것은 시장님(이 후보)께서 직접적으로 간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AIG 측 핵심관계자의 녹취를 KBS는 공개했다.

KBS는 이와 함께 “결국 시공사도 없는 상태에서 현충일 전날인 지난해 6월 5일 기공식이 열렸다”고 강조하며 “이 과정에서 당시 서울시 측 사람들이 수십 차례에 걸쳐 고급 식당과 단란주점 등을 돌며 AIG로부터 향응을 제공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사실은 앞서 한나라당 경선과정에서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측에 의해 문제점이 지적된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표 측은 지난 11일 논평에서 “이명박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재임하고 있던 2005년 서울시가 (AIG에) 토지를 파격적인 조건으로 제공하고 막대한 이익을 챙길 수 있는 한바탕 잔치를 벌여줬다”면서 “서울시는 AIG 아시아본부가 들어온다며 특혜를 주며 여의도 대지 3만3천㎡의 대지에 건물신축공사를 하도록 하고 서둘러 기공식까지 했지만 정작 현재 국민은행이 입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IG 아시아본부가 아니라 국민은행 입주 예정

상황이 이렇자 범여권은 이명박 후보 측이 그동안 내세웠던 ‘경제 대통령’의 이미지가 AIG의 이른바 ‘먹튀’ 논란에 대한 철저한 검증 속에서 한 풀 수그러들 것으로 전망하는 눈치다.

대통합민주신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국민은 이 후보가 경제를 잘할 것이라고 믿고 있지만 (AIG에 대한 특혜의혹을) 앞으로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전 시장이 서울에 동북아 금융 허브를 만들겠다면서 일본에 있는 AIG 아시아 본부가 옮겨 오기로 했다고 밝힌바 있지만 언론 보도를 보면 AIG는 그런 계획이 전혀 없다고 한다”면서 “한건주의 시대의 사고(思考)이자 전시 행정의 전형”이라고 비판하는 등 이 전 시장 재직 시절 발표했던 국제 금융센터의 허구성을 지적했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AIG가 서울에 투자하는 것은 부동산 투자의 일환이라고 하는데 ‘제2의 론스타’가 될 수도 있다”며 “소위 ‘먹튀’가 국민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고 국부유출을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서울시, ‘먹튀’ AIG에 휘둘려 농락당했다?

민주신당의 유력 예비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 측의 우상호 대변인은 “이 후보가 ‘CEO형 경제대통령’이 되려면 AIG 의혹부터 밝히라”며 “차기 대통령 후보가 외국 금융회사의 농간에 놀아나는 수준이라면 심각한 국가적 위기”라고 주장했다.

우 대변인은 “전문가 추정에 따르면 AIG가 매각직후 팔 경우 얻을 차익은 1조1천억 원”이라면서 “AIG가 선진 금융기법 전수보다는 부동산투기에 혈안이 돼 있었고 서울시가 ‘먹튀’ AIG에 휘둘려 철저히 농락당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측은 “(이 후보가) 대선출마를 위해 사업을 서두르거나 기공식을 앞당기라고 지시했을 리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서울시도 곧바로 해명자료를 내고 “국제금융센터는 AIG가 아닌 펀드컨소시엄 소유로 계약서에 최소와 후속 보유기간을 합해 20년, 추가 서비스 기간 10년 등이 명시돼 있기 때문에 완공 직후 매각될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또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대선출마를 위해 기공식을 앞당겨 시행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국제컨퍼런스와 외국인학교 개원 등 다른 행사와의 연계해 홍보할 목적으로 이 전 시장의 임기 말인 지난해 6월 기공식을 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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