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한나라당 후보된 지 한 달 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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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한나라당 후보된 지 한 달 째…
  • 최봉석 기자
  • 승인 2007.09.19 0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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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식 정치’ 벗어난 ‘실용주의 정치’…李 정치 실험 성공할 수 있을까?

“민생정치 행보 긍정적…당 화합 실천은 여전히 미흡”
평가 ‘극과극’ 달려…부정적 이미지 쇄신 필요성 지적

[매일일보닷컴] 한나라당 ‘8ㆍ20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본격 대권 행보를 시작한지 지난 19일로 꼭 한 달째. 이 후보는 그동안 차별화된 리더십을 선보이며 당 안팎으로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했다는 게 정치권 일각에서 흘러나오는 일반적인 평가다.

현대건설 CEO(최고경영자) 출신으로서 일과 실적을 중시하는 이른바 ‘기업형 실용주의 리더십’은 서열과 형식주의에 젖은 당의 체질ㆍ구조와, 보수ㆍ우익에 치우친 당의 이념 및 노선을 개선하는 촉매제 역할을 해낼 것으로 당 안팎에선 기대하고 있다.

지난 달 20일 대선후보로 선출되자마자 ‘탈(脫)여의도 정치’를 선언했던 이 후보는 당 체질 개선에 역량을 집중해왔고, 여전히 현재 진행 형이다.

‘탈 여의도 정치’를 선언했던 이유는 당의 구태의연한 모습이 지난 두 차례 대선 패배의 중요 원인으로 꼽혔기 때문. 그래서 이 후보는 기존의 ‘여의도식 정치’의 형식과 틀에서 벗어나 실적, 현장, 일, 전문가 중심으로 가겠다는 뜻을 꾸준히 내비치고 있다.

먼저 이 후보는 선대위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관행을 깼다. 이 후보는 중앙의 선대본부의 경우, 과거와 같이 매머드급으로 만드는 것을 피하고 지역의 선대본부를 강화하도록 지시했다. 이는 기동성과 현장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그만의 전략이다.

실례로 한나라당은 과거 100명이 넘는 규모로 짜여졌던 매머드급 대선기획단과 달리, 고작 20명 수준으로 ‘실무형’ 대선준비팀을 꾸린 상태다. 한 관계자는 “과거 선대위는 매머드 조직을 만들어 3선급 이상 의원이 단장을 맡았다”며 “그러나 이 후보는 20명 안팎의 대선준비팀을 발족시켰고 대선준비팀 팀장을 맡은 초선의 정두언 의원 외에 현역의원들을 철저히 배제했다”고 말했다.

또 추석연휴 직후 발족할 중앙선대위도 중앙에는 홍보ㆍ디지털ㆍ사이버 기능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모두 지방 선대위로 넘겼다. 현장중심의 선거를 위해서다. 이 후보는 추석연휴 전까지 산업 현장과 농어촌지역을 돌며 민생문제를 점검하고 경선과정에서 제시한 정책들을 보다 구체화한 메시지를 현장에서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이 후보의 실용주의적 노선은 ‘민생탐방’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 후보는 첫 번째 민생탐방을 재래시장으로 선택했다. 콘텐츠 강화를 위해서였다. 이 후보는 민생탐방을 시작하면서 “우리는 여의도에 있으니 모든 화제가 정치가 중심인데 한 걸음만 밖으로 나가면 국민들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전혀 딴판인 것 같다”며 “국민의 관심은 민생경제”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한나라당이 현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전, 대구, 전북, 경기 등으로 이어지는 민생 탐방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눈에 띄는 대목은 ‘표’를 의식한 행위로 비쳐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의원들은 오지 말라’고 주문했다는 점. 지난 17일에는 최고위원회의를 부안 새만금 현장에서 열었다. 민심청취가 당 활동과 정책에 반영되게 하기 위해서였다는 게 이 후보 측의 설명이다. 18일엔 제주 태풍 피해현장을 찾아 복구작업에 구슬땀을 흘리기도 했다.

당내 화합에도 지난 한달 동안 나름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지난 7일 박근혜 전 대표와 경선 후 처음으로 만나 화합을 약속했다. 이 후보 측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당 안팎에 있는 지혜의 결집’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당 내에서 경쟁했던 다른 후보들의 공약 뿐 아니라 당 바깥의 역량도 집약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예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박근혜 원희룡 홍준표 의원 등 경선에서 겨뤘던 다른 후보들의 공약들을 망라한 일종의 ‘정책 용광로’를 발족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피아를 구분하지 말자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 후보의 한 달 행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만 있는 것만은 아니다. 한나라당에 켜켜이 쌓인 과제들을 풀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도 만만찮다. 당 화합을 신경 쓰고 있지만 당 화합이 전혀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후보는 사무부총장 인선을 박 전 대표 측은 물론 당 지도부와 한 달이 다 되도록 이견을 빚어왔다. 당 요직을 모두 이 후보 측 인사로 채우는 바람에 박 전 대표 측과 멀어질 대로 멀어진 상태다. 박 전 대표 측 인사들은 연일 노골적인 불만을 이 후보 측에 표출하고 있다. ‘탕평인사’를 강조했지만 이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당을 겉도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 속에서 “박 전 대표 측에서 당직 인사 등에 대한 불만이 여전하다는 것은 이 후보가 풀어야 할 과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경선과정에서 보여줬던 양측의 극단적 갈등이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밖에 이명박 후보가 공약으로 내놓은 ‘2008년 신발전체제’, 즉 국가 발전 전략 및 비전 제시도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다. 당내 한 관계자는 “구체성이 결여돼 뜬구름잡기란 비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콘텐츠가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담론을 제시했지만 새로운 비전이 없었다는 비판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지적들이다.

진보단체에 이어 보수진영으로부터 까지 공격을 받고 있는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 대해선 ‘공약 다듬기’에 돌입했다. 공약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다.

이명박 후보의 반복되는 ‘설화’는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힌다. 사회적 소수와 약자에 대한 비하발언이 잇따르고 있고, 경제에 대한 이해와 언론관부터 시작해 역사관 및 사회관도 ‘우려’ 수준이라는 지적이 연일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범여권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대통령 후보 ‘자질론’이 대두되고 있다.

민주신당 경선 정동영 후보 측 김현미 공동대변인은 이명박 후보가 지난 16일 새만금특별법 통과를 촉구하는 김완주 전북도지사에게 “발언을 조심하는 게 좋겠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군사독재 시절 독재자의 모습”이라며 “이 후보는 귀는 닫고 입만 열어뒀는데 그 입도 열기만 하면 마사지걸 발언, 장애아 낙태 발언 등 ‘사고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이명박 후보는 앞서 지난 달 28일 중앙일간지 편집국장 오찬장에서 “얼굴이 예쁘지 않은 ‘마사지걸’의 서비스가 더 좋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는데 이에 대해 여성계ㆍ시민단체 등의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이명박 후보에 대해 빛과 그림자처럼 긍정ㆍ부정적인 평가가 공존하고 있다. 결국 이 후보의 지난 한 달에 대한 평가가 극과 극을 달리고 있는 상황인터라, 그가 대통령이 되기 위해선 앞으로 자신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씻는데 주력해야 할 입장에 놓였다. 현재의 전략으로선 본선에서 결코 승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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