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모든 경선일정 접고 돌연 칩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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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모든 경선일정 접고 돌연 칩거
  • 매일일보
  • 승인 2007.09.20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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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돌연 칩거 왜? 위기의 손학규, '해법찾기' 부심

[매일일보닷컴]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후보가 19일 오후 모든 경선 일정을 접고 자택에서 칩거에 들어갔다.

손학규 후보는 이날 오후 "오늘 예정된 SBS후보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겠다"면서 "캠프는 동요하지 말고 맡은 바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 달라"고 말했다고 우상호 대변인이 전했다.

우 대변인은 이날 오후 7시40분께 국회 기자회견장에 들러 "오늘은 당혹스런 내용을 발표하게 됐다"면서 이같이 전하고 "이 이상 말씀을 하지 않으시고 연락을 두절한 상태"라고 말했다.

우 대변인은 또 "맡은 바 일을 충실히 하라고 당부하신 것을 볼 때 후보 사퇴를 의미하거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해선 안될 것"이라면서 "지역 활동을 당부한 것으로 봐서도 후보 사퇴 검토는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손 캠프 측 관계자는 "경선에서 불거진 동원 선거 논란 등에 대한 당 지도부의 조속한 진상 조사와 대책 마련 그리고 일부 후보의 당권 빅딜설 등에 대한 해결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손 후보가 칩거에 들어갔다"며 "당 지도부와 중진들이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손학규 돌연 칩거 왜? = 손 후보가 돌연 칩거에 들어가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손 후보는 칩거에 앞서 한 측근에게 "캠프는 동요하지 말고 맡은 바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 달라"는 말만을 전했다.

그의 칩거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후보 사퇴 임박설과 승부수 띄우기를 위한 배수진이 아니겠느냐는 두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상호 대변인은 "사퇴보다는 배수진을 치고 구정치에 대해 정면 돌파를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며 "오늘 하루 칩거를 통해 향후 방향을 고민하실 것으로 안다"고 배수진 쪽에 무게를 실었다.

손 후보가 배수진을 칠 경우 여론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정동영 이해찬 후보만으로는 안 된다는 민주개혁세력 위기론과 손 후보에 대한 역풍이다. 문제는 어떤 여론이 대세가 될지 여부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역풍이 불 경우 사퇴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 후보가 칩거를 결심함으로써 당장 정동영 이해찬 양강 구도가 무너질 가능성도 지적된다.

신당의 한 관계자도 "당장 내일 아침 신문이 이해찬 정동영 양강 구도에서 위기론으로 급선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럴 경우 당장 정동영 이해찬 두 후보가 손 후보에게 경선 완주를 주문하며 손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손 후보의 메시지는 오히려 신당 참여를 이끈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나 김원기 전 국회의장 유인태 문희상 의원 그리고 측근 의원들에 대한 항의 표시라는 해석도 나온다.

또 그의 칩거는 추석 이후 광주˙전남 경선을 겨냥한 마지막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손 후보 측은 "아직 확대 해석을 할 일은 아니며 조직선거 등 이대로는 안된다는 후보의 생각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위기의 손학규, '해법찾기' 부심   =  정치권은 손학규 후보가 위기탈출을 위한 해법마련에 부심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경선초반 제주·울산·강원·충북 4연전에서 정동영 후보에게 역전패 한 뒤 19일 발표된 여론조사마저 처음으로 정 후보에게 1위 자리를 내준 것으로 나타나면서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

동아일보가 코리아리서치(KRC)에 의뢰한 19일 여론조사 결과에서 대선후보 선호도를 묻는 질문에 손 후보는 4.5%로 10.2%를 얻은 정 후보에게 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범여권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도 정동영 후보가 21.7%로 손학규 후보 18.5%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신당 경선후보 지지도에서는 손 후보가 32.0%로 30.9%의 정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한겨레신문이 같은 날 리서치플러스와 조사한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도 정동영 후보가 31.2%를 얻어 28.8%를 보인 손학규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대선주자 지지율에서도 정 후보가 9.7%, 손학규 후보가 6.1%였다. 이와 관련 손 캠프 김부겸 선대본부 부본부장은 "여론조사는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것이니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봉주 의원도 "초반 4연전 승리에 따른 일시적인 급반등 효과일 뿐"이라며 "장기적인 현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캠프는 이미 이번 경선의 분수령이 될 광주·전남·부산·경남 4연전을 위해 조직력을 풀가동해 지역연고 찾기에 나서는 등 총력전 태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네 지역은 각각 정동영 이해찬 후보가 조직력에서 우위를 달리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손 후보에게는 힘겨운 싸움이 예상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선 후반부 수도권 표심을 좌우할 광주·전남은 정도영 후보와 박뱅의 승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신문인 광주매일이 지난 13~14일 전남지역 성인남녀 10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전체 대선 후보 지지도에서 손학규 후보 15.2%, 정동영 후보 14.4%로 손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고 신당 경선 후보 지지도는 정동영 후보가 28.4%로, 손학규 후보 27.0%를 1.4%포인트 차로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손 후보측은 또 지난 4연전 결과가 정동영 후보 측의 조직력의 승리라고 보고 당 지도부에 동원선거 의혹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등 정 후보 측과 정면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부겸 선대본부 부본부장은 19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의 현실은 국민은 없고 각 계파 수장 휘하의 극소수 조직원들만의 잔치가 되고 있다"며 "경선 관련 각종 의혹 사례 진상조사위 구성 및 즉각적인 시정조치 그리고 동원경선 방지책 제시와 경선 활성화 방안을 위한 전당적 조치 강구를 지도부에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또 최근 김한길 그룹 14명의 합류 등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정동영 후보 측을 겨냥해 당권거래설을 제기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손 후보측 송영길 정책총괄본부장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손 후보 측 캠프에 두 배 가까운 40여명의 의원이 정 후보 캠프에 모이게 되니까 그런 얘기가 나온다"며 "지금은 모든 것을 던져 최선을 다해 볼 것이냐 대선을 사실상 포기하고 당권이라도 챙길 것이냐는 두 가지 흐름이 교착돼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영길, 김동철 의원 등 특보단은 이날 광주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대항할 유일한 후보는 손 후보 뿐"이라며 광주표심의 전략적 선택을 강조했다.

한편 위기론이 확산되면서 이날 한 라디오방송을 통해 손 후보의 사퇴설 임박 보도가 나와 해프닝이 일기도 했다. 손 후보가 전날 당 중진들과 거취와 관련된 논의를 했고 이날 광주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는 것.

김부겸 의원은 오전 기자회견에서 "오보에 관해서는 해당 언론사에 항의하겠다"며 "이런 중대한 문제를 누구와의 확인도 없이 보도한 것은 문제"라고 반박했다.

孫 칩거에 李 鄭 "무책임한 태도" =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이해찬 두 후보 측은 손학규 후보의 칩거와 관련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난하면서도 경선 무산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정동영 후보 측 노웅래 대변인은 "가뜩이나 경선에 대한 관심이 적어 흥행도 안되고 있는데 경선에 대한 관심이 떨어질까 걱정"이라며 "마음이 안좋아서 칩거에 들어간 것 같은데 빨리 풀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 대변인은 이어 "손 후보가 방송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아 안타깝다"며 "방송 토론회는 약속이 돼 있던 만큼 나머지라도 참여할 것"을 밝혔다.

이해찬 후보 측 양승조 대변인은 방송 토론회 불참을 밝힌 것과 관련, "국가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이 자신의 유불리에 따라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린 무책임한 태도"라며 "손 후보가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이 후보는 참석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다만 양 대변인은 손 후보의 갑작스러운 칩거에 대해선 "지금 상황에서 상대 후보가 칩거를 한 것에 대해 말할 수준이 아니다"라며 "(경선 결과가 마음에 안드는 부분은)유권자들을 상대로 열심히 선거운동하면서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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