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안운준 에즈금융서비스 킹스지점 부지점장] 우리는 학교에서 돈을 배우지 않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면 경제적인 자유를 얻기 어렵다. 이 돈의 흐름의 시작은 일을 해 수입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된다.
수입은 지출로 이어진다. 하지만 벌어들인 돈을 모조리 쓸 수는 없는 일이다. 돈을 벌 수 있는 기간은 한정되어 있고, 평균수명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간단히 계산만 해봐도 저축해야 할 돈은 상당히 많다. 그러나 막연하다. 그렇다면 우리가 돈을 벌고 쓰고 모으는 것의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경제활동에 임해야 하지 않을까.
한국은행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7년 1인 민간소비지출액은 1572만원이다. 물가상승률을 무시하고 25세부터 85세까지 60년간 총소비지출액을 계산해보면 9억4320만원이 필요한 셈이다. 불과 30년전인 1987년 민간소비지출액은 439만원으로 1987년 대비 2017년 민간소비지출액은 358% 증가했다.
앞으로도 지출은 계속 늘어날 수 있고 25세부터 85세까지 9억 이상의 지출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계산해보자. 한 웨딩업체에서 발표한 남성 평균 결혼자금은 1억6000만원, 여성은 9000만원,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자녀 1명을 대학까지 졸업시키는데 필요한 비용은 3억1000만원, KB국민은행에서 발표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6억17만원이다.
예를 들어, 한 남성이 결혼해서 아이 1명을 키우고 서울에 아파트를 구입하려면 10억7000만원이 필요한 셈이다. 이 남성이 25세부터 55세까지 일을 한다고 가정하면 30년, 월급횟수로는 360회. 10억7000만원을 360회로 나눠보면 월에 약 297만원씩 저축을 해야하는 수치가 나온다.
결코 쉬운 저축량은 아니다. 신한은행에서 발표한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의하면 2018년 기준 가구소득은 438만원이고 그 중 저축금액은 100만원이다. 목표와 현실의 온도차가 크다.
앞으로 어떠한 필요자본을 목표로 하고 수입을 만들어나갈 것인지, 금융사의 어떤 상품을 활용하고 주의해야 하는지, 또 부족한 저축량을 대비해 타인의 자본을 빌려 내 자본의 이익률을 높이는 레버리지에 대해 공부하고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스탠다드앤푸어스의 세계금융이해력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금융이해력 수준은 2015년 기준 143개국 중 77위를 기록했다. 이는 소위 말하는 금융문맹률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한국은행에서 2016년에 전국민 금융이해력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다. 20대부터 70대까지 각 연령층을 조사했는데 그 중 20대가 70대 다음으로 금융이해력이 낮게 기록됐다. 이제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단계인 20대들은 경제, 금융을 어렵게만 생각하기보다 쉽게 접하고 친해지려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사회 초년생들은 운전으로 따지면 네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하고 주행버튼을 누른 것이다. 이젠 내 차를 움직여줄 연료와 위험으로부터 나를 보호해줄 안전벨트, 그리고 연료를 아껴 줄 연비 운전이 필요하다.
즉, 어떻게 하면 효율적인 현금흐름을 이끌면서 예측하지 못할 위험으로부터 자산을 지켜내고, 불필요한 지출 관리는 물론 금융사들을 이용해 효과적인 저축과 레버리지를 만들어낼지 전략을 세워야 한다.
오늘이라도 당장 평생 필요자산을 계산해보고 저축 목표를 세워보자. 그 과정에서 왜 지출을 줄여야 하고, 레버리지를 만들어야 하는지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