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盧 "BBK 재수사 지휘권 검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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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盧 "BBK 재수사 지휘권 검토하라"
  • 최봉석 기자
  • 승인 2007.12.16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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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운대 BBK 동영상 상황 보고받은 뒤 노 대통령 이 같이 지시해

▲ 노무현 대통령
[매일일보닷컴] 노무현 대통령은 정성진 법무장관에게 국민적 의혹 해소와 검찰 신뢰 회복을 위해 BBK 사건에 대해 '검찰이 재수사하도록 지휘권을 발동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16일 지시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의 2000년 1월 광운대 발언 동영상 상황을 보고 받은 뒤 정 장관에게 "검찰이 열심히 수사했지만, 국민적 의혹 해소와 검찰의 신뢰회복을 위해 재수사를 위한 지휘권 발동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해철 민정수석이 발표했다.

전 민정수석은 노 대통령의 검찰 재수사 지휘권 발동 검토 배경에 대해 "이 후보가 2000년 1월 BBK 투자자문회사를 설립했다는 내용을 담은 본인의 육성 동영상이 공개되었다"며 "오늘 공개된 이 후보의 육성 동영상은 그간 국민이 품었던 검찰 수사결과에 대한 의혹을 더욱 더 확대시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행 검찰청법 8조는 구체적 사건에 대해 법무장관이 검찰총장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검찰은 앞서 이날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광운대 특강 동영상에 대해 "수사 당시 검토했던 인터뷰나 동영상 내용과 차이가 없어 새로운 수사의 단서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 16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있는 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이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이명박 후보가 지난 2000년 10월 17일 광운대학교 최고경영자과정에서 한 강연에서 'BBK라는 투자자문회사를 설립했다' 라고 이야기하는 동영상을 보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이 공개한 광운대 강연 자료에 따르면 이 후보는 "금년(2000년) 1월에 BBK라는 투자자문회사를 설립하고 이제 그 투자자문회사가 필요한 업무를 위해 사이버 증권회사를 설립하기로 생각을 해서, 며칠 전에 예비허가가 나왔다. BBK는 금년에 시작했지만 이미 9월 말 28.8% 이익이 났다. 첫해지만 이익이 났고 금년에 증권회사 허가가 나면 1월1일부터 영업을 하더라도 그 회사는 흑자가 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후 각 언론들은 "청와대가 BBK를 자신이 직접 설립했다고 발언한 이명박 후보의 광운대 강연 동영상과 관련해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검찰 수사 보강 지시 등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신중하게 검토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 목소리로 보도했다.

▲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연남동 한 중산층 가정집을 방문해 청소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의 이 같은 반응은 대통합민주신당 측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되는데, 정치권에 따르면 신당은 ‘이명박 BBK 설립 발언’ 동영상 공개 파장을 기회로 삼아 1차적으로는 대선 역전을 노리고 실패할 경우 2차적으로는 대통령 재선거 국면까지도 끌고 가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당 측 한 관계자는 "특검을 통해 이명박 후보의 BBK 주가 조작 혐의, 서울 도곡동 땅 및 다스 등의 차명 보유 혐의 등을 밝히면 대통령 당선 무효나 탄핵 사유가 돼 재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공동선대위원장은 이와 관련 "검찰에 약점이 잡힌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임기 내내 검찰에 휘둘릴 것"면서 그 이유에 대해 "검찰은 지난 BBK 수사에서 이명박 후보의 비리를 모두 파악해뒀지만 숨기고 있다. 만약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돼 검찰의 말을 듣지 않으면 숨겨둔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까닭에 청와대의 이번 '재수사 지시' 방침은 노무현 대통령이 검찰에 다시 한번 '기회'를 준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치권 한 인사는 "(검찰이) 이번 기회 마저 버리고 이번에도 이명박 후보 쪽에게 검찰이 줄을 서게 될 경우 검찰은 한국역사에서 영영 끝"이라고 질타했다.

▲ 17대 대통령선거를 사흘 앞둔 16일 오후 무소속 이회창 대통령후보가 남대문로 단암빌딩 선거사무실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BBK 설립 의혹을 뒷받침하는 동영상이 유포된 것에 관해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후보는 기자회견을 통해 BBK사건에 대한 전면 재수사를 촉구, 이명박 후보는 사퇴하고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13일 오후 서울 세종로 동화면세점 앞에서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종교협의회 주최로 부패청산과 진실규명을 위한 촛불기도회와 시민문화 한마당이 열리고 있다.

검찰 수사결과에 대해 국민 절반 이상이 그 결과를 믿지 않고 있고 법조인 단체인 '민변'에서까지 검찰 수사 결과는 잘못된 것이라고 밝히는 등 검찰 수사가 이른바 '이명박 구하기'를 위한 축소 수사라는 각종 여론조사가 나오고 있어 '정치 검찰'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긴급 확대 간부회의를 통해 지휘권 발동 여부 여부에 대해 논의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결론'을 이끌어 내 공식 입장을 발표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누리꾼들은 청와대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만시지탄이나 환영할 일"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내고 있다. 한 누리꾼은 "시간이 없다. 법무부장관은 즉각 검찰총장에게 재조사를 지시하고 (오늘 중으로) 검찰총장은 김홍일에게 재조사를 지시하라. (오늘까지) 그리고 김홍일은 내일 오전 중으로 조사를 완료하고 오후에 이명박을 기소할 내용을 정리하여 발표하라"고 조언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그러나 선거일이 불과 사흘 남은 상황에서 공개된 이번 동영상이 '이명박 대세론'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명박 후보의 동영상 발언이 막바지 대선정국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17일로 예정된 국회의 '이명박 특검법안' 처리 향배가 향후 대선 표심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 정치전문가는 <매일일보>과의 통화에서 "오늘 노무현 대통령의 재수사 지시는 검찰에게 다시 재수사 하라는 뜻이 아니다. 재수사 지시란 법무부과 검찰을 관할하는 행정부의 수장으로서 법무부와 검찰의 잘못을 공식 인정했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회가 특검으로 가는데 명분이 충분하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것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왼쪽)가 재일민단간부 대표단 접견을 마친 후 권철현 특보단장과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한나라당은 발끈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이번 사건이 대선의 막판 변수가 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한나라당 박형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지휘권 발동 검토 지시는) 정권 교체 저지를 위한 마지막 발악"이라면서 "청와대 마저 반(反)이명박 동맹에 지원군으로 나섰다"고 힐난했다.

각각 여야 정치권은 어찌됐든 대선 막판에 노무현 대통령의 '깜짝' 등장이 올 대선 마지막 최종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하면서, 노 대통령의 이번 지시가 유권자들의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판알을 튕기는 모습이다.

▲ 16일 저녁 여의도 MBC 방송국에서 열릴 예정인 대선후보 TV토론회를 각 후보 지지자들이 응원을 하는 가운데 문국현, 이회창, 정동영 후보 지지자들이 이명박 후보 측 지지자들을 보며 '이명박 사퇴하라'라고 하나되어 야유를 보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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