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한파’ 막으려는 정부 입김 작용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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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한파’ 막으려는 정부 입김 작용했나
  • 송정훈 기자
  • 승인 2018.12.19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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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한국GM 법인분리 찬성한 배경은
10년간 GM잡기 일단 성공…약속 유지는 ‘미지수’

[매일일보 송정훈 기자] KDB산업은행이 한국GM 법인 분리에 전격적으로 동의하면서 산은과 GM의 관계가 갈등에서 협력으로 급선회한 모양새다. 산은이 법인 분리 찬성으로 방향을 튼 것은 법인 분리가 부품공급 확대와 고용 유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해서다. 그러나 여전히 칼자루를 쥔 쪽은 한국GM이며 노조도 산은의 입장변화에 부분 파업 돌입 등 강경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고용한파를 막으려는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GM이 생산과 연구개발(R&D)로 법인을 분리하는 데 동의한 산은은 지난 18일 GM과 ‘주주간 분쟁해결 합의서’를 체결했다. △신설법인을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및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의 중점 연구개발 거점으로 지정 △향후 10년 뿐 아니라 그 이상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 △추가 연구개발 확보를 위한 경쟁력 강화에 노력할 것 등이 주요내용이다. 산은은 최소 10년간 GM을 묶어둘 수 있게 됐고 GM은 아직 집행되지 않은 4045억원을 출자 받게 됐다.

산은은 한국GM의 2대주주로서 실력행사에 적극적이었다. 군산공장 폐쇄에 대응해 실사 등 견제수단을 동원했고, 일방적 법인분리 주주총회에는 가처분 신청으로 대응했다. 그 결과 모두 ‘합의’를 이끌어냈다. 산은으로서는 국내 자동차산업과 고용을 위해 GM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동걸 회장은 이와 관련, “GM의 요청으로 구체적인 수치를 밝힐 수 없지만 (국내 업체의) 부품 공급률 증가, 협력업체 신규고용과 생산유발 효과 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설 법인의 R&D거점 지정에 대해선 “부품 업체도 개발 단계부터 참여할 수 있어서 부품 공급 능력이 커진다”며 “R&D법인과 생산법인에 모두 좋다”고 설명했다.

산은은 한국GM이 생산법인과 R&D법인으로 분리돼도 두 법인에 대해 2대주주 지위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합의서의 법적구속력에 대한 논란과 GM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남은 과제다.

실제 올해 초 산은은 한국GM의 국내시장 철수를 막기 위해 GM과 협의를 진행하고 지난 4월 7억5000만달러를 출자했다. 당시 이 회장은 신뢰 관계를 형성했다며 GM이 약속한 6조8500억원의 투자와 향후 최소 10년 한국GM 운영 등을 강조했다.

하지만 7월 한국GM이 일방적으로 신설법인 설립을 추진하면서 몇 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신뢰는 깨졌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한국GM의 깜깜이 경영을 사실상 막을 카드가 산은에게는 없는 상황”이라며 “신의에 문제가 있겠지만 약속은 언제든 깨질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의 반발도 문제다. 노조 측은 산은이 갑자기 법인분리를 찬성한데 대해 이날 부분 파업을 실시한데 이어 강도 높은 투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노조 측은 산은과 한국GM의 합의에 대해 “결론적으로 노동조합은 철저하게 배제된 채 정부와 여당, 산업은행 간 밀실협상이 이뤄진 것”이라며 “기습 주주총회는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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