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8일 지난 2일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진 김모(15)군에 대한 가해학생으로 지목된 A군에 대해 7일 오후 4시30분부터 10시30분까지 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6시간에 걸친 이날 조사에서 A군은 경찰이 묻는 질문에 막힘없이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A군은 김군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에 대해 죄책감 등에 시달려 극도의 심리상태가 불안정해 경찰조사를 미뤄왔다. 이날 A군은 이런 상황이 무색할 정도로 침착성을 보이며 경찰의 진술조사에 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은 일련의 사안에 대해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파악하고 있었으며, 그에 따른 진술을 사전 준비했던 것처럼 조리 있게 구체적으로 질문에 막힘없이 답변했다"고 말했다.
이날 조사에서 A군은 김군에 대한 폭력과 괴롭힘에 대해 일부는 시인했지만 대부분의 폭행 정황에 대해서는 부인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앞서 김군이 올 1월 A군에게 폭행을 당한 후 직접 작성한 A4용지 4장 분량에 적힌 내용과 축구 동아리 동급생 등의 진술 등에서 드러난 폭행과 괴롭힘에 대해서는 A군이 전면 부인했다.
A군은 이날 당시 중학교 2학년 시절 한 PC방에서 게임을 하던 중 주먹으로 김군의 어께와 얼굴 등을 4~5회 폭행했던 것과 지난해(날짜 모름) 축구 동아리 모임 시 한 초등학교에서 김군이 늦게 도착했다는 이유로 폭행한 것, 같은 해 11월 한 중학교에서 김군의 머리를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3~4회 가량 폭행, 올 5월초 같은 사항에 대한 폭행 등 모두 8회에 걸쳐 김군에게 폭행을 했다고 진술했다.
아울러 A군은 김군에게 하의 체육복을 빌려 달라고 하고 가로챈 것과 지난해 9월께부터 최근 까지 10개월여 동안 김군에게 운동 가방을 자신의 집까지 들게 했다는 것도 진술했다.
경찰은 A군에 대한 2차 소환 조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후 구체적인 혐의 등을 밝혀내고 A군에 대한 신병처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A군은 대구지역 한 대학병원에서 어제에 이어 정신과 진료를 예약한 상태이며 이날 오후 2차 심리상담 진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군은 당초 경찰이 발표한 15층이 아닌 아파트 5층에서 투신해 숨진 것으로 조사결과 밝혀졌다.
경찰은 지난 2일 김군이 투신한 수성구 모 아파트 폐쇄회로(CC)TV를 발췌해 분석한 결과 김군이 이 아파트 102동 엘리베이터를 탄 뒤 3층과 5층에서 내린 정황을 행적수사에서 확인했으며, 이날 김군은 3층에서부터 5층을 오르내렸으며, 계단 창문틀에는 김군이 창틀을 오르려고 한 선명한 손자국과 창문 안쪽 벽면을 발로 밟은 흔적을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군은 이날 자살을 마음먹고 3층에서부터 5층 계단을 오르내리며 창문 넘어 아래쪽을 살피며 혼자서 고민했으며, 끝내 5층에 있는 대형 스피커를 발판으로 이용, 창문을 통해 투신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군은 지난 2일 오후 7시5분께 지인들에게 그동안 누군가에게 괴롭힘을 당해 힘들었다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남긴 채 아파트에서 투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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