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험담하고 다닌다'는 이유로 또래 여학생을 폭행해 살해, 암매장한 10대 청소년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제1형사부(오선희 부장판사)는 20일 상해치사와 사체은닉, 준강간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구모(17)군에게 소년법 적용 대상(만 19세 미만) 법정 최고형인 장기 10년, 단기 5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이모(18)양 등 8명에게 범행 가담 정도에 따라 각각 2~9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구군과 이양에 대해서는 검찰 구형보다 많은 형량이 선고됐다.
특히 불구속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한모(19) 양 등 3명은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성폭행에 가담한 구군과 이양에 대해서는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도 내렸다.
그러나 폭행에만 가담한 A(18)양에 대해서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소한 이유로 피해자를 잔인하게 폭행하고 강간하는 등 그 수법이 교활하다"며 "피해자가 사망한 뒤에도 치밀한 은폐 계획을 세워 시신을 유기하는 등 반인륜적인 행동을 계속, 피해자 가족에게 극단의 고통을 주었다"고 판시했다.
또 재판부는 "비록 미성년자이기는 하지만 참작할 바가 없어 중형을 선고한다"며 "다만 피고인들이 가족의 적절한 관심을 받지 못해 정상적인 성격형성 과정을 거치지 못한 점 등을 양형에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법원이 소년법 적용 대상에게 법정 최고형을 포함해 중형을 선고한 것은 이례적이다.
한편 구군 등 9명은 지난 4월5일 경기도 고양시 행신동의 한 집에서 또래인 B(17)양을 '험담하고 다닌다'는 이유로 둔기로 집단폭행, 숨지게 한 뒤 이틀 뒤인 7일 오전 2시께 공원에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로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