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영업소 90% 공사 퇴직자들 운영
[매일일보=도기천 기자] 한국도로공사의 도넘은 ‘제식구 챙기기’가 논란을 빚고 있다. 전국 327개 고속도로 영업소 중 약 90%인 290개를 도로공사 퇴직자들이 수의계약 방식으로 위탁 운영하고 있는데다, 이들 영업소가 고령자를 채용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퇴직자 출자회사 H&DE에 일감 몰아줘 ‘논란’ H&DE 매년 수십억 배당에 임대보증금 특혜까지
총체적 부실 ‘도마 위’…도공 사장 “잘못됐다”9일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한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퇴직조건부 영업소 외주화 수의계약 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됐다.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은 “외부에서 한국도로공사 직원들을 어떻게 부르는지 아느냐. 요람에서 무덤까지 직원들을 챙기는 꿈의 직장이라고 부른다”며 퇴직자에 대한 고속도로 영업소 수의계약 문제를 지적했다.한국도로공사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공사는 전국 326개 고속도로 영업소(톨게이트) 운영권 대부분을 도로공사 퇴직자와 수의 계약해오고 있다.연도별 수의계약 현황을 살펴보면 ▲2008년 268개소 중 241개소(90%) ▲2009년 305개소 중 270개소(88.6%) ▲2010년 313개소 중 278개소(88.9%) ▲2011년 317개소 중 282개소(89%) ▲2012년 8월말 현재 326개소 중 290개소(89%) 등으로 매년 고속도로 영업소 운영권 가운데 90% 가량이 도로공사 퇴직자들이 챙겨 특혜 시비가 일고 있다.
같은 기간 동안 퇴직자와 수의 계약한 도로공사 영업소가 거둬들인 수익은 전체 수익 1조 255억원 가운데 9238억원으로, 전체 수익 가운데 90.1%를 차지했다.특히 도로공사는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 수의계약의 대부분을 도로공사 퇴직자 모임인 도성회가 100% 출자한 회사인 ㈜H&DE와 체결해 특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앞서 최 의원은 지난 2010년 국감때부터 이 문제를 지적해 왔으며, 이에 도로공사는 “운영기간을 1년 이내로 제한하고, 임대보증금을 40% 수준으로 올리겠다”며 답했지만 현재까지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한편 도로공사 퇴직자들이 운영하고 있는 영업소의 운영실태도 도마에 올랐다. 국토해양위원회 안효대 의원(새누리당)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최근 6개월간 55세이상 고령자를 채용해 각 영업소에 배치하고 과적차량과 통행료 미납차량 단속 등에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패스 차로에서 통행료 미납차량을 안내하는 위험한 직무를 고령자들에게 맡겼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안 의원에 따르면 하이패스 차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지난 2007년 10건에서 2011년 40건으로 증가추세다. 그간 도공은 두 번의 안전관련 공문을 보내 ‘무리한 단속을 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이 전부다.장석효 도로공사 사장은 이에 대해 잘못을 시인하며 “의원들의 지적이 타당하고 합당하다고 보기 때문에 (영업소 수의계약 문제 등을) 적극적으로 개선 검토하겠다”고 답했다.도로공사는 올해 말까지 공개입찰 비율을 영업소 외주화 대상의 30%까지 확대하는 한편 오는 2014년까지 50%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