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마쓰시타 “우리함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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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마쓰시타 “우리함께해요”
  • 파이낸셜투데이
  • 승인 2005.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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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P 특허분쟁 타결…한일간 냉기류에 물고
PCㆍDVD 포함 포괄적 크로스라이선스 계약
주도권 위해 선두업체들간 동맹 확대 될 듯

LG전자와 일본 마쓰시타 사이의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관련 특허 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양사의 공조 확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작년 일본 후지쓰가 삼성SDI를 상대로 특허침해소송을 냈다가 2개월간의 협상을 통해 마무리한 바 있어 이번 양사의 타결이 특허를 둘러싼 한일간의 전반적인 냉기류에 전환점이 될지도 주목된다. 또한 양사간의 이번 타결방식이 삼성전자와 소니가 지난해 12월 포괄적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대규모 특허 공유의 물꼬를 텄던 방식과 같다는 점에서 제2의 한일 전자업계 대표업체간 동맹 강화라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4일 지난해 11월 마쓰시타가 LG전자를 상대로 PDP 모듈 특허 침해소송을 내면서 시작된 양사간의 특허분쟁이 4개월간의 협상과정을 거쳐 PDP 모듈, PC, DVD 플레이어와 관련된 양사의 특허기술을 서로 사용하는 크로스 라이선스(Cross License) 계약으로 마무리 됐다고 밝혔다.
이는 PDP분쟁을 해소하는 차원을 넘어 협력의 범위를 확대시켰다는 점에서 관련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LG전자는 PC에서, 마쓰시타는 DVD플레이어 분야에서 상대적인 강점을 갖고 있었던 만큼 양사 모두에게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양사는 작년 11월 이후 서로를 상대로 진행해 오던 PDP 모듈 관련 소송과 PDP TV 수입금지 및 판매제재 신청을 모두 취소하기로 했다. 그동안 LG전자는 한국에서 3건, 마쓰시타는 일본에서 4건의 법적 조치를 밟아왔다.

특히 양사가 사업협력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한 것에 대해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차세대 광디스크인 블루레이디스크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 대해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양사의 공조는 광범위하게 전개될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이렇듯 양사가 전격적인 합의를 하게 된 것은 특허분쟁 속성상 소모전이 될 수밖에 없고 이럴 경우 득보다 실이 크다는 공감대에 따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와 함께 삼성SDI와 후지쓰간의 특허분쟁 타결과 삼성전자와 소니간의 연대도 LG전자와 마쓰시타간의 합의에 영향을 미쳤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한일 통상 마찰 조짐마저 보였던 삼성SDI와 후지쓰간 PDP 관련 특허분쟁이 극적으로 타결된 것은 작년 6월.
당시 삼성SDI와 후지쓰사는 크로스 라이선스 형태로 기술제휴 계약을 체결, 양사가 보유중인 특허기술을 향후 5년간 상호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양사가 서로의 PDP 기술에 대해 그 가치를 인정했던 것이다.
이를 두고 국내에서는 PDP 종주국임을 내세웠던 일본이 그동안의 자존심을 버리고 국내 기술을 인정한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그동안 대립했던 삼성SDI와 후지쓰가 기술 제휴를 통해 세계 PDP업계 선두자리를 확고히 하는 것은 물론 액정표시장치(LCD)와의 경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구축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초 후지쓰는 삼성SDI의 기술력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법원의 심리가 진행되면서 차츰 삼성의 기술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고, 삼성SDI 역시 특허침해 여부를 놓고 후지쓰와 정면충돌하기보다는 후지쓰와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왔던 것이 분쟁 발생 2개월만에 합의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됐다.

이로써 삼성SDI는 자신의 기술이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었고, 후지쓰 또한 삼성SDI와의 기술제휴로 인한 시너지효과를 노릴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와 소니가 작년 12월14일 크로스 라이선스를 체결해 대규모 특허 공유를 실시한 것에 대해서도 당시 업계는 큰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양사의 이 계약 체결에 대해 업계에서는 점점 디지털화, 네트워크화 되는 디지털 기술을 상당 부분 공유함으로써 불필요한 소모전을 최소화하고 협력을 통해 각 부문의 표준화를 주도해 나가자는 의지라는 해석을 내놨다.

양사는 물론 서로 차별화된 분야 및 OLED 등 경쟁이 치열한 사업 부분, 디자인 등은 대상에서 제외시켜 독자적 영역에 대해서는 서로 침범하지 않도록 했다.
독자적 생존이 가능한 분야는 혼자 가되 상생이 가능한 분야에서는 기술 공유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켜 갈수록 뜨거워지는 경쟁 체제 속에서 윈윈 효과를 살리자는 취지였다.
계약기간은 2008년까지인 만큼 이 기간동안 삼성은 소니의 특허 1만3천건을, 소니는 삼성의 특허 1만1천건을 별도 라이선스 계약 없이 공유하게 됐다.

양측이 이번에 극적으로 화해한 것은 PDP가 최근 본격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분야인데다 기술의 흐름이 급격히 바뀌는 첨단 사업인 만큼 최소한 수년이 걸릴 특허 소송이 양측 모두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게다가 마쓰시타는 세계 PDP 시장 점유율이 2003년 17%에서 지난해 20% 이상으로 높아지면서 삼성SDI, LG전자에 이어 3위로 올라서 2위인 LG전자를 바짝 뒤쫓고 있는 상황인데다 올해도 900억엔을 투자해 월 생산량 10만대 규모의 라인을 짓고 있으며, 2006년에는 36만대 생산체제를 갖출 계획으로 있어 특허소송이 장기화 될 경우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공조 범위를 확대하면서 기존의 파트너십을 재확인하고 향후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나갈 것임을 분명히 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양사는 PDP 협상 과정에서 서로 제시한 조건에 차이가 있자 그 균형을 맞추기 위해 크로스 라이선스 범위를 DVD, PC 분야로까지 넓혔다.

이것이 결과적으로 어긋날 조짐을 보였던 양사가 관계를 회복, 확대 발전시킴으로써 상생의 기회를 얻게 만든 셈이 됐다.
지난 2001년 1월 LG전자는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 후발업체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세계 1, 2위를 다투던 마쓰시타와 에어컨 분야에서 포괄적 제휴를 맺고 중국 후발업체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에어컨의 판매, 생산기술, 부품구매, R&D 등 핵심분야 전반에 걸쳐 글로벌 협력체제를 구축한 바 있다.

LG전자와 마쓰시타의 합의는 특허 공유 범위가 PDP, DVD플레이어, PC에 국한돼 있어 삼성전자와 소니의 계약에 비해 범위가 훨씬 적다는 평가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독자생존이 가능한 분야는 독자적으로 가되 상생이 가능한 영역에서는 공존을 통해 갈수록 치열해지는 시장에서 앞서 나가고 표준화를 주도하자는 취지로 볼 때는 궤를 같이 한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사실 개별 특허마다 별도로 협의를 거쳐 라이선스를 체결하고 로열티를 지불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포괄적 크로스 라이선스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이 계약이 맺어진 부분에 대해서는 자유롭게 상대회사의 특허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협상 기간 및 기술 개발 속도를 상당부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와 마쓰시타가 특허분쟁을 뛰어넘어 크로스 라이선스를 체결함에 따라 향후 디지털화, 네트워크가 가속화되고 있는 디지털 기술에 대해 주도권을 쥐기 위한 선두업체들간의 동맹이 확대 될 지에 업계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일본 업체들이 한국 업체들을 대상으로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의 부문에서 대대적인 특허공세로 나섰던 점을 감안할 때 잇단 특허 분쟁 타결 및 협력관계 강화가 특허를 둘러싼 양국간의 긴장완화를 가속화시킬 것 인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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