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올해 상반기 내내 거둬들인 세금이 지난해보다 1조원 줄면서 세수 감소세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가 부진하면서 주요 세목이 걷히는 속도가 느려진 탓이다. 이 가운데 정부의 확장재정 정책으로 통합재정수지 적자폭은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7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8월 재정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국세 수입은 156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원 줄었다. 법인세와 소득세 등 주요세목을 걷는 속도가 더뎌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올해 거둬들일 세수 대비 실제로 걷은 세금 비율을 의미하는 세수진도율은 지난해 58.6%보다 5.6%포인트 하락한 53.0%를 기록했다. 1년간 걷어야 할 세금 대비 올해 상반기 이 비율만큼의 세금이 걷혔다는 의미다.
세목별 진도율(결산 기준)을 보면 소득세(55.4%)와 부가가치세(50.2%)는 전년 대비 올랐지만, 법인세(54.0%), 교통세(47.0%), 관세(45.2%) 등은 하락했다. 누적 국세 수입은 지난 2월부터 5개월 연속으로 1년 전보다 적었다. 기재부는 지방소비세율 인상에 따라 부가가치세가 1조8000억원 줄어든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올 상반기 재정건전성도 나빠졌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지난 6월 기준 19조4000억원 적자였다. 정부의 재정 조기 집행에 속도가 붙으면서 총수입 증가분은 줄고 총지출 증가분은 늘어난 탓이다. 1월부터 6월 전년 대비 총수입 증가분은 2017년 16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20조6000억원으로 늘었다가 올해 2조3000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반면 확장 재정 정책이 강화되면서 총지출 증가분은 최근 3년간 10조3000억원에서 21조9000억원, 37조2000억원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과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성기금 흑자분인 3조6000억원을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적자 폭이 23조원이었다. 1월부터 6월까지 누계로 보면 통합재정수지와 관리재정수지는 각각 38조5000억원, 59조5000억원 적자다. 이같은 적자 폭은 2011년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이후 가장 크다.
기재부 관계자는 "통합재정수지는 전년 대비 적자 폭이 35조원 확대됐지만, 현재 세수진도율을 고려하면 연말에는 정부 예측치인 1조원 흑자는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재부는 최근 국회를 통과해 집행이 시작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반영해 통합재정수지 흑자 폭의 예측치를 기존 6조5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내려 잡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