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맹 백태웅 "제약 없는 청문회 보고싶다...檢, 청문회 끝난 후 자료 검토해야"
與 "후보자 의혹 구체적 자료가 없어... 野 보이콧 결정하면 국민 청문회 재추진"
[매일일보 박규리 박숙현 기자]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의혹들과 관련해 전격적인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청문회 정국의 판세가 뒤집히자 여야도 갈팡질팡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맥빠진 청문회를 피하기 위해 보이콧 카드를 꺼내들었다가 역풍을 우려해 주춤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조 후보자 임명의 길을 트겠다는 의지를 다지며 단독 청문회나 국민 청문회 등 가능한 카드 모두를 고민하고 있다.
한국당은 28일 오전 경기 용인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연찬회를 진행 중 긴급 의원총회를 통해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대한 보이콧 여부를 논의한 결과 입장을 명확히 정리하지 않고 추후 논의를 좀 더 이어가기로 했다. 청문회를 보이콧했을 경우 나타날 민심 역풍을 고려해서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대여 공세의 기회를 잃게 된다는 의미에서 청문회 보이콧에 부정적인 기류와, 검찰 조사로 인한 맹물 청문회가 될 것이라는 우려에 청문회 자체를 무산시켜 조 후보 임명을 막아야 한다는 기류가 나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법무부장관 후보자로서 피의자, 검찰 강제수사 진행되는 사건의 피의자를 청문하는 것이 맞느냐는 것에 대한 많은 의견이 있었다"며 "역사상 피의자인 사람을 인사청문회에 올린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청문절차가 계속 진행되는 것이 맞는지 여부에 대해서 의견을 더 모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피의자 청문 적합성에 우려는 전날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로부터 가장 먼저 나왔다.
홍 전 대표는 전날 검찰이 조 후보자에 대한 긴급 압수수색에 들어가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검사들이 칼을 뺐다. 인사청문회 합의한 사람들만 쪼다 됐다"며 "윤석열 검찰총장이 진정한 칼잡이인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조 후보자가 형사고발된 피고발인 신분으로서 사실상의 묵비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점을 들어 청문날짜를 합의해준 한국당을 질타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조 후보자가 과거 가담했던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공동위원장 출신인 백태웅 미국 하와이주립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은 확보한 자료들은 봉인하고 청문회 절차가 끝난 후 검토하라"며 "조 후보자 청문회가 아무 제약 없이 자유로이 진행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다. 정치는 정치인들에게 맡기고 검찰이 정치에 직접 개입하는 것을 자제하는 것이 진정 민주주의와 정의를 세우는 길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한국당이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자 민주당은 단독청문회라도 개최하겠다며 맞섰다. 민주당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 브리핑을 갖고 "조 후보자에 대한 수많은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구체적 자료가 없거나 그런 의혹을 제기할 성격의 문제들이 아니다"라며 "어떤 식으로든 국민이 보는 계기를 갖게 해야 한다. 한국당이 보이콧을 결정하면 국민 청문회나 기자간담회 개최를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