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에 반발해 장기 고공농성에 나섰던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을 응원하기 위해 시작됐던 ‘희망버스’가 1년 3개월 만인 지난 5일 다시 부산 한진중공업 공장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희망버스는 지난해 대선 이후 잇달아 발생한 노동자들의 자살사태 등에 항의하고 국회에서 청문회까지 열면서 조정을 이뤄냈던 한진중공업의 노조 탄압 문제가 아직까지 제자리걸음인 것에 항의하면서 ‘다시 희망 만들기’에 시동을 걸었다.
전국에서 모인 희망버스 참가자 2000여명은 30여대의 버스에 나눠 타고 먼저 울산 현대자동차 송전탑 농성장에 들린 후 이날 오후 7시30분께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조직차장이었던 故최강서씨가 자결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 도착했다.
故최강서 조직차장, ‘손배가압류’로 절망 자살
이들은 오후 8시경부터 한진중공업 본사 앞에 설치한 ‘다시 희망만들기’ 행사장에서 故최강서 조직차장을 추모하는 촛불문화제를 열고 ‘손배철회와 노동탄압 중단’을 요구했다.
행사장 옆에는 분향소와 농성천막을 비롯해 '손배가압류 철회, 정리해고 철폐, 노동탄압 중단' 등을 적은 현수막이 나붙어 분위기를 띄웠다.
이날 노조 측은 “회사측이 2011년 희망버스 등 파업과 관련해 노조 측에 업무방해와 기물파손 등의 책임을 물어 158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자 최 조직차장이 이에 항거해 구랍 21일 노조사무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밤 11시께 최 조직국장의 빈소가 있는 구민장례식장을 방문, 분향한 후 서울 등지로 돌아갔다. 경찰은 이날 부산대교와 영도 일원에 12개 중대 900여명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으나 큰 충돌을 없었다.
한편 2011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면서 크레인 고공농성을 벌이던 김진숙 지도위원을 지지하기 위해 출범한 ‘희망버스’는 그해 6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 5차례에 걸쳐 약 4만여 명이 참가하는 등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매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