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지난 5월 자신이 지명직으로 임명한 바른미래당 문병호 최고위원의 탈당 선언으로 사면초가에 빠진 손학규 대표가 2선 후퇴를 시사했다. 다만, 손 대표가 추석 때까지 당 지지율 10% 미만 시 사퇴하겠다는 약속을 이미 번복한 바 있어 이번에도 약속을 지킬지는 미지수다.
손 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든 것을 다 하겠다는 것이 아닌 좌우이념에 경도된 거대양당에 정치권의 폐해를 극복하고 중도개혁과 실용적, 합리적 정치세력을 다 모으겠다. 저는 그 과정의 밀알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발언은 자신이 지명했던 문병호 최고위원이 전날 탈당을 선언한 일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손 대표는 “당내 문제가 정리되는 대로 제3지대 열어 통합개혁 정당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 다당제 연합정치를 만들어 정치 안정을 이루고 이를 바탕으로 경제와 안보를 튼튼히 하는 정치를 하겠다”며 “이것이 제가 주창하는 7공화국의 모습”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새로 정치세력을 모으겠다는 것이다.
손 대표는 그러면서 “이제부터 기초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새로운 정당에 중심 이룰 새로운 인재 영입을 할 것이고 새로운 대통합 개혁정당이 다음 총선에서 정치구조개혁 깃발을 들고 승리의 길로 나가도록 할 것”이라며 “당에서는 최고위를 곧바로 정비하고 새로운 제3지대 형성을 준비하겠다. 통합개혁위원회, 총선기획단을 바로 출범시킬 것”이라고 했다.
또한 인재 영입과 관련해 손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언제가 될지 모르겠으나 새로운 새로운 제3세력을 추진할 것이고 그것을 위해 사람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대안신당이 접촉 대상인지에 대해서는 “대안신당과 접촉 시 하나의 호남정당을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과 비난이 있을 수 있어 대안신당과의 접촉은 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다만, 막바지에 대안신당과 규합할 수는 있다고 했다. 앞서 손 대표는 지난 4.13 국회의원 보궐선거 참패 이후 ‘추석 때까지 지지율이 10%를 만들지 못하면 물러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난 7월 “비당권파의 비협조로 일을 제대로 못했다”고 번복한 바 있다. 이에 이번에도 손 대표의 2선 후퇴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비당권파 의원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은 손 대표의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했다. 변혁은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손 대표가 임명한 문 최고위원이 탈당까지 하는 사태는 손 대표의 지도력이 바닥이 났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이라며 “손 대표가 입으로 끝없이 제3지대와 제7공화국을 언급하여도 그 진정성을 믿을 사람이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