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지난해 실업급여 지급액이 사상 처음으로 8조원을 넘어섰다. 정부는 실업자 증가보다는 고용안전망 확대를 원인으로 설명했다.
13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12월 노동시장’에 따르면, 지난해 구직급여 누적 지급액은 8조8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올해 지급액은 9조원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일각에서는 올해 10조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당초 지난해 정부가 예상한 액수는 7조원 수준이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는 구직급여 예산으로 7조1828억원을 책정했으나 7월 누적 지급액이 5조원에 육박하자 추경을 통해 3714억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당시 고용노동부는 “올해 고용보험 기금 중 구직급여는 추경까지 포함해 7조5500억원을 확보한 상태다. 고갈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한 바 있다. 하지만 기금 고갈 속도가 고용노동부의 장담을 무색하게 했고, 결국 정부는 재정을 두 차례 추가로 투입하고 고용보험요율도 0.3% 포인트 인상해야 했다.
이처럼 구직급여 지급액이 지난해 급증한 데 대해 정부는 고용안전망 강화에 따른 긍정적 현상으로 평가했다.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은 “지난해 고용보험 가입자는 외환위기 이전인 2007년 이후 12년 만에 최대 증가한 것”이라며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인 다각적인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도 “2019년은 실업자가 4000명 줄었고 실업률도 줄었다”며 “구직급여액이 오른 것은 고용보험 가입자가 늘면서 그만큼 구직급여를 받을 수 있는 대상과 금액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기준 고용보험 가입자는 전년 대비 3.7% 증가한 데 반해 실업급여 신청자는 13.5%나 증가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해석은 지나치게 편의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