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불출마나 경선 탈락, 컷오프된 의원들을 직접 만나 비례연합정당으로의 파견을 제안하는 설득작업에 돌입했다. 미래통합당이 미래한국당에 의원을 파견하는 것을 두고 '의원 꿔주기'라고 비판했던 그 행보를 그대로 따라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비례연합정당 참여 정당을 확정하기로 한 18일까지 설득작업을 위한 연쇄 오찬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이 대표는 16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강창일 의원과 오찬을 함께 했다. 이번 오찬은 이 대표가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강 의원에게 비례연합정당으로 이적할 것으로 권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표는 17일 불출마 또는 공천과 경선에서 탈락한 초재선 의원들과, 18일에는 공천에서 탈락한 중진 의원들과 오찬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법상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에 참여하는 정당이 정당 투표지에서 상위 기호를 받기 위해서는 현역 의원들이 많아야 한다. 만약 현역 의원이 없는 정당의 경우 비례대표 투표용지에서 앞번호를 받지 못함은 물론 선거보조금도 받을 수 없다. 이에 민주당은 비례연합정당에 현역 의원들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현재 비례연합정당이 미래한국당보다 투표용지 앞순번에 배치되려면 최소 6명의 현역을 확보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대표가 직접 나선 것은 이런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민주당은 당이 개입해 '의원 꿔주기'를 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의원들의 자발적 판단'을 강조했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는 우리 당 의원들 가운데 비례정당을 선택하시는 의원들이 있을 것"이라며 "비례정당을 선택하는 현역의원분들이 비례정당에 (가겠다고) 요청하면 당은 막지 않고 권고할 수 있다. 그 판단은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앞서 민주당은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창당 당시 "쓰레기 가짜정당"이라고 거칠게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