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앞서 지난 13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시당 정기대의원대회 합동연설회를 갖고, 당의 혁신과 개혁 방안을 내놓으면서 당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기호 1번인 강기정 후보는 “대선평가 보고서가 9가지 대선 패인을 지적하면서 민생정치, 생활정치를 해야 한다고 결론냈다. 하지만 사람에 대해 점수를 매기고 특정인을 정치에서 떠나라, 책임지라고 하는 것은 마녀사냥”이라며 “비대위 지도부에서 빨리 수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이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대선평가보고서가 아니라 어떻게 변할 건지, 변화의 방향과 속도를 결정하는 보고서”라며 “1세대 김대중, 2세대 노무현, 3세대 5·4 전당대회 이끌어갈 3세대 분권형 민주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에 이어 무대에 오른 김한길 의원은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지 한달이 지났지만 남북관계는 일촉즉발의 위기에 놓였고, 민생은 나아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며 “우리가 바로 이런 엉터리 세력에게 패배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대선평가 보고서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우리끼리 서로 헐뜯고 싸운다면, 국민들은 ‘민주당이 아직도 정신 못차렸구나’라고 할 것”이라며 “친노니 비노, 주류니 비주류라고 쓰인 명찰을 쓰레기통에 던지고 오직 민주당이라고 쓰인 명찰을 달고, 하나로 힘을 모아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주자인 이용섭 후보는 “혁신적이고, 능력있고, 참신한 대표를 뽑아서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 시대 정당이 다시 태어나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안철수 신당 나오기 어렵고, 나와도 힘을 못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하는 정책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정치 기술자가 아니라 실력 능력 있는 정책전문가가 필요하다”며 “어느 계파도 속해 있지 않은 만큼 저를 뽑으면 계파주의도 청산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향후 울산·대구·경북(14일), 제주(16일), 세종(17일), 대전(18일), 충남·전북(20일), 전남·광주(21일), 충북(22일), 강원(26일), 인천·서울(27일), 경기(28일)에서 합동 연설회를 열고 유세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후 민주당은 다음달 4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신임 당 대표 1명과 최고위원 4명을 선출한다.
전대 통해 당 주도세력 교체 예상
한편 정치권에선 이번 민주당의 5·4 전당대회를 통해 당의 주도세력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친노(친노무현) 진영을 비롯한 범주류가 퇴조하고 그동안 당권에서 소외됐던 비주류가 당의 전면에 나설 가능성에 점차 무게감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세력교체의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는 친노 진영이 소수파로 전락하는 것이다.
친노는 2011년 12월 민주통합당 출범 이후 한명숙-이해찬 대표를 연이어 배출하며 명실상부한 당의 대주주 지위를 누려왔다.
하지만 작년 총·대선 패배의 책임자로 지목되며 이번 전대에서 자파의 당 대표 후보를 배출할 엄두조차 내지 못할 정도로 세 위축이 가시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 12일 예비경선에서 당대표에 출마했던 신계륜 후보가 탈락한 것은 ‘친노 책임론’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고위원 후보들의 면면을 봐도 예비경선을 통과한 7명 중 친노 인사는 윤호중 후보 1명 뿐이어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민평련 출신의 우원식 후보와 범주류 초선그룹의 지지를 받는 신경민 후보까지 포함해도 친노·주류는 3명에 불과해 후보군 수에서도 비주류에 밀리고 있는 양상이다.
반대로 비주류의 약진은 두드러진다.
비주류 좌장격인 김한길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를 큰 격차로 앞서고 있고 최고위원 후보군 역시 비주류에서 4명이나 배출됐다.
이에 비주류가 차기 전대에서 대표와 최고위원 다수를 차지하는 당권파로 거듭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태다.
더욱이 민주당이 대선 패배 이후 제대로된 반성과 혁신에 나서지 않았다는 여론이 비등해 전대 구도가 대선 패배 책임론을 묻는 양상으로 전개되면 범주류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