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성치니 입막음용 재난지원금...근본적 대책 마련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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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성치니 입막음용 재난지원금...근본적 대책 마련해 달라”
  • 박지민 기자
  • 승인 2020.09.2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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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살포 미봉책 아닌 장기적 근본대책 주문
행정 편의주의에 영악한 사람 더 혜택 지적도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유흥주점 2차 재난지원금 제외 규탄 기자회견'에서 경찰이 집회 참가자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유흥주점 2차 재난지원금 제외 규탄 기자회견'에서 경찰이 집회 참가자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지민 조현경 김정인 조민교 기자] 공짜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코로나로 생계가 위협받는 이들은 더욱 그렇다. 하지만 정부로부터 연이어 코로나 지원금을 받는 이들조차 현재의 방식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현장에서는 정부에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 혜택만 받을 생각”

27일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속도전 양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재난지원금을 수령한 프리랜서 추모(서울 양천구 20대)씨는 매일일보에 “수입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상황이라 많은 돈은 아니지만 석 달 정도는 마음의 여유가 생길 듯하다”면서도 “다만 이런 지원금 지급 정책으로는 프리랜서들이 처해 있는 경제적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는 방향 제시는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돈을 지급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대책을 제시해 주었으면 한다”고 했다.

역시 프리랜서인 박모(경기 고양 60대)씨도 “개인적인 탐심으로만 생각하면 돈을 받는 게 좋다. 공짜 돈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라면서도 “하지만 과연 이런 정책이 장기적으로 근본적인 해법이 되겠는가라는 의문이 든다”고 했다. 이어 “자식들에게 고기가 아닌 고기 잡는 방법 알려줘야 한다고 하지 않느냐. 사회 전반에 (위기 극복을 위한) 자력을 기를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적 해법을 제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특히 그는 “재난지원금을 받아 위로는 되나 단기적인 혜택만 거듭되니 습관이 되는 것 같다. 스스로 힘을 내 위기를 극복하려는 생각보다는 어떻게 하면 정부로부터 혜택을 더 받을까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라며 “모든 국민이 지원금에 기대면 베네수엘라나 아르헨티나처럼 된다. 우리 국민들은 하나가 되어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저력이다. 외환위기 때도 그렇게 위기를 헤쳐 나가지 않았느냐”고 했다. 현 정부가 우리 국민 특유의 저력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안 없으니 임시방편으로”

보다 직설적인 비판도 있었다. 프리랜서인 한모(서울 중랑구 30대)씨는 “재난지원금 50만 원을 받았지만 눈 가리고 아웅 식”이라며 “당장 필요한 돈은 알바를 해서라도 벌수 있다. 프리랜서 입장에서 위기감을 느끼는 부분은 앞으로의 비전이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주는 것은 ‘죽겠다’고 아우성을 치니까 입막음용으로 주는 임시방편일 뿐 아니냐”며 “근본적인 해결에는 도움이 안 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프리랜서에 외주를 주는 중소기업에 대한 대책마련부터 해 달라”며 “그래야 프리랜서들 밥줄 끊길 걱정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아직 대학생인 이모(부산 20대)씨는 “당장 어려운 사람에게 돈을 주면 생활이 나아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런 방식은 너무 1차원적 대책이 아니냐. 대안이 없으니 일단 지르고 보자는 느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제학자나 전문가들의 조언을 보다 귀담아 듣고 정책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했다.

▮어려운 사람을 되레 제외?

한편 재난지원금 지급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다. 프리랜서인 이모(서울 성북구 30대)씨는 “왜인지 모르지만 2019년 12월 고용보험 가입대상에서 제외됐다고 해서 지원금을 못 받게 됐다”며 “올해 3월 코로나가 터진 뒤로 계속 일을 못하고 있는데 고용보험 미가입 이유로 1차에 이어 이번 2차 역시 제외됐다. 너무 답답하고 화가 난다”고 했다. 이어 “주위를 둘러보니 영악한 사람들은 개인적인 돈벌이를 하면서도 지원금까지 챙겼다”며 “다 같이 힘들 때는 그래도 버틸 만 했는데 저만 바보처럼 대처해서 힘들어졌다고 생각하니 더 우울해지고 좌절감을 느낀다”고 했다.

취업준비생인 김모(서울 동대문구 20대)씨는 “얼마 전까지 알바를 하다가 코로나 이후 해고당해 집에서 쉬고 있다”며 “청년에게도 재난지원금을 준다길래 찾아갔더니 취업성공패키지(고용노동부 취업 지원 프로그램)를 이수한 사람만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말이 되나 싶었다”고 했다. 이어 “취업성공패키지를 받은 사람들이 오히려 구직활동이 쉬웠을 텐데 정부가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며 행정적 편의를 위한 기준 아니겠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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