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달러·엔 환율이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외환거래시장에서 달러당 100엔이 붕괴되면서 아베노믹스에 다한 회의론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
달러·엔 환율이 100엔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9일 이후 처음으로, 이날 장중 한때 달러당 98.86엔까지 내려갔다.
4일 오전 9시35분 현재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는 대략 99.51~99.56엔대로 거래되고 있다. 런던 외환시장에서도 오후 4시 98.87엔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엔화 약세가 제동이 걸린데는 미국 경제지표 부진으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줄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날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5월 제조업지수는 시장 예측치인 50.7에 못 미치는 49.0에 머물렀다. 이는 2009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고 ISM 제조업지수가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치 50을 밑돈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4월 민간·공공 건설 프로젝트 지출 규모도 전월 대비 0.4% 증가에 그쳐 예측치(0.8~0.9% 증가)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뉴욕증시는 양적완화가 지속하리라는 기대감에 오히려 상승했고 달러화는 약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아베 신조 총리의 엔화 약세 정책에 대한 회의감으로 엔화가 다시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클리포드 베넷 화이트크레인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달러·엔 환율이 그동안 너무 많이 올랐다”면서 “연말에 달러당 엔화 가치가 지금보다 11% 오른 89엔대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승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이은 일본 증시의 폭락으로 2% 물가, 2% 성장 등 강한 목표를 제시했던 아베노믹스에 대한 신뢰에 균열이 커지고 있다”며 “국채금리 상승을 막을 만큼 일본은행(BOJ)이 강한 양적완화 정책을 이어갈 수 있을 지 의구심이 제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