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영욱 기자] 박근혜 정부 출범이후 ‘새마을운동’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 국정 과제인 국민대통합과 대외원조(ODA)에 새마을운동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나섰다.
이는 새마을운동의 창시자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녀인 박근혜 대통령의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새마을’이 재차 주목받고 있는 데다, 지구촌 빈곤퇴치라는 국제사회의 요구에 새마을운동이 가장 부합된다는 평가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새마을운동은 1인당 국민소득 254달러로 우리나라가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던 1970년 4월22일에 시작됐다. 정부차원에서 전국 3만5000여개 마을에 시멘트를 지원하고 다음해에 성과가 우수한 마을은 더 지원함으로써 선의의 경쟁을 유도했다. 주민들은 모두가 리어카를 끌고 괭이와 삽을 들고 나와 마을 앞길을 넓히고 썩은 지붕을 갈아냈으며, 산에 나무를 심으면서 농촌의 모습은 몰라보게 변모했다.
그러나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새마을운동과 정신은 정치적인 문제 등의 걸림돌에 부딪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박 대통령은 10일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의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새마을운동이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농촌개발전략이자 친환경개발전략”이라면서 “새마을운동은 GGGI가 개도국의 농촌개발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각 부처와 지자체는 물론 대학, 기관 등에서도 ‘근면·자조·협동’으로 대표되는 새마을정신과 새마을운동을 모토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함께 사업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22일 ‘새마을의 날’ 행사에서 유정복 안행부 장관은 “‘새마을의 날’을 계기로 박근혜 정부 국정철학인 ‘국민행복시대’ 구현에 안행부의 역량을 집중해 나갈 예정”이라며 “새마을운동의 정신과 성과를 국민과 시대환경에 부응하는 선진 국민운동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자”고 강조했다.
올해로 세 번째인 ‘새마을의 날’ 행사는 특히 박 대통령의 취임 후 처음 개최돼 관심을 모았다.
박 대통령은 지난 2월4일 새누리당 충청 지역 의원들과 만나 “새마을운동을 국민정신운동으로 승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등 부친의 유산을 적극 계승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시해왔다.
박 대통령의 측근들이 모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아예 지난 2월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방안으로 ‘제2의 새마을운동’을 추진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당시 안상훈 인수위원은 “‘창조경제’라는 개념이 우리 공약에도 들어가 있는데 그것(창조경제)을 주로 시장경제만 이야기하는 것에서 사회적 경제까지 개념을 확장하려 한다”고 말해 새마을운동을 박 대통령의 주요 국정 철학인 창조경제와 연결시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앞으로 새 정부 국정과제인 국민통합과 새마을운동 정신 계승을 위해 주민이 이끌어가는 선진형 마을공동체를 만들어 갈 예정”이라며 “사회 약자·소외계층과 함께 나눔의 이웃공동체를 실천해 나가고 활기차고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를 목표로, 지역공동체 활성화 방안 수립, 전문가 그룹 구성·운영, 표준조례 제정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다른 부처와 지자체들도 앞 다퉈 ‘새마을운동 부활’에 나서고 있다. 농림축산수산부는 지난 2월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2011년부터 추진해온 ‘함께하는 우리 농어촌운동’을 제2의 새마을운동으로 확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도 지난 3월24일 “‘창조경제’를 21세기 새마을운동으로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마을운동 국외 수출을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도 활발하다. 이미 지난해 국무총리실 주재로 관련 부처가 참여하는 ‘새마을운동 ODA 태스크포스(TF)’를 만드는 등 총력 지원 자세를 갖춘 상태에서 올해에는 20개국 202명의 주민들을 초청해 새마을연수원에서 교육을 시켜줄 예정이다.
또 8개국 15개 마을에 조성된 시범마을에 소득개선·환경정비·지붕개량 등 현안 사업 비용을 지원한다. 이에 들어가는 예산도 지난 2011년 14억7000만원에서 지난해 19억원, 올해 20억원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한편 반기문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UN에서도 새마을에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 새마을운동의 글로벌화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도영심씨가 재단 이사장으로 있는 UNWTO ST-EP(세계관광기구 산하 지속가능한 관광발전을 통한 빈곤퇴치)와 UN MP(새천년약속)재단을 비롯해 주한 아프리카 대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UN 아프리카경제위원회는 농촌 근대화와 경제발전 모델로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선정했으며, 우간다는 새마을운동을 벤치마킹한 ‘밀레니엄 빌리지’를 건설, 양돈·양계장, 빵공장 등을 건설했다. 부통령이 나서서 “한국의 새마을운동과 정신이 아프리카 농촌에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확신하기도 했다. 지난달 31일 한국을 공식 방한한 무세베니 대통령이 새마을운동중앙회를 방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