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우리 경제는 대내외 상품 수요가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고용이 급격히 위축되는 등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3월 경제동향'에서 한국 경제가 여전히 경기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비와 수출이 호조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고용시장에 대한 코로나 쇼크가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KDI가 밝힌 '상품 수요 증가세'는 주로 제조업이었다. 제조업은 광공업생산이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양호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 수요 또한 빠르게 회복되며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제조업 심리지수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KDI는 대면서비스업의 위축으로 부진했던 소비 역시 백신 배포가 진행되면서 다소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달(97.4)보다 상승한 95.4로 나타났다.
반면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서비스업종의 고용 위축이 여전히 심각하다고 KDI는 진단했다. KDI는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이 빠르게 위축되는 등 경기는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라며 "취업자 수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로 타격을 입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줄었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경제회복 기대와 함께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감염병으로 급격히 위축되었던 경제활동이 재개됨에 따라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미국 국채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와 인플레이션 및 가파른 금리상승세에 대한 우려가 병존하며 시장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관련 동향을 주시하며 기민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