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통령 자질과 관련 "100% 확신할 수 없다"며 그를 돕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준석 후보에 대해서는 "대표가 될 것이 틀림없다"고 지원사격에 나섰다.
김 전 위원장은 3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100% 확실할 수 있는 대통령 후보자가 있으면 전적으로 도우려 했는데 그런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윤 전 총장에 대한 이야기인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맞다"고 확인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3월 윤 전 총장에 대해 '별의 순간을 잡으려 한다'고 평가한 데 대해서는 "국민의힘 대표(비대위원장)로서 여러 정치적인 것을 감안해서 한 얘기였다"고 했다.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윤 전 총장 대망론을 띄웠다는 의미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은 4.7 재보선 승리 이후 당을 떠난 후 제3지대에서 윤 전 총장과 연대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이어왔다. 하지만 윤 전 총장 측에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되레 '기호 2번'(국민의힘)을 달고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에 이르자 윤 전 총장과의 3지대 구축에 대한 미련을 버린 것으로 보인다.
반면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당대표 선출이 유력한 이준석 후보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 후보가 국민의힘 대표가 되는 건 틀림없다"며 "이 후보가 당을 잘 추스르면 대선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날 것"이라고 했다. 또 "세대가 바뀌어서 대통령도 1970년 이후 출생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오래전부터 얘기해왔는데 지금 일반 국민이 바라는 것도 그런 것"이라고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른바 '이준석 현상'에 대해 "국민들이 구태에 젖은 정치인에 대해 실망했다는 의미"라고 평가하며 "제1야당에 뚜렷한 대권 후보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나라 정당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서글픈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을 떠난 순간부터 국민의힘 자강론을 역설해왔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공교롭게도 이 후보 등 국민의힘 당대표 주자들의 합동토론회가 열린 대구를 찾기도 했다. 오후 3시 대구 경북대에서 경북대학생들을 상대로, 오후 5시 30분에 대구시내 한 컨벤션센터에서 현지 시민단체 '뉴대구운동' 회원을 상대로 강연을 하기 위해서다. 일각에선 이 후보의 당선을 확신하는 발언과 맞물려 이 후보를 측면지원하는 모습으로 보기도 한다.
이와 관련, 이 후보는 지난 1일 열린 경선 토론회에서 '김 전 위원장을 다시 모셔오겠느냐'는 공통 질문에 후보들 중 유일하게 "그렇다"고 답한 바 있다. 당시 주호영 후보는 중립을, 나경원·조경태·홍문표 후보는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