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 '소명 충분' 문제삼지 않기로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국민의힘이 24일 국민권익위의 소속 의원 부동산 전수조사 결과 원본을 공개했다. 권익위가 부동산 불법 의혹을 제기한 국민의힘 소속 12명 가운데는 '나는 임차인입니다'라는 국회 연설로 화제가 됐던 국민의힘 대권주자 윤희숙 의원도 포함됐다.
이날 공개된 권익위 전수조사 결과자료를 보면, 강기윤·김승수·박대수·배준영·송석준·안병길·윤희숙·이주환·이철규·정찬민·최춘식·한무경 등 총 12명의 의원에 대해 부동산 의혹이 제기됐다. 이 가운데 강 의원은 형법과 토지보상법 등 위반 의혹, 송 의원은 건축법 위반 의혹, 안 의원은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을 받고 있다. 또 김 의원, 박 의원, 배 의원, 한 의원 등 네 사람은 농지법 위반 의혹을, 윤 의원은 부친 소유 토지 관련 농지법과 주민등록법 위반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의원들 가운데 일부는 이날 권익위 조사결과 공개 전 자신의 의혹이 언론 보도를 통해 미리 알려지자 즉각 해명에 나섰다.
김 의원은 "해당 농지는 현재도 아버님이 살고 계시는 고향마을 뒷산에 연접한 논으로 총면적 700평, 공시지가 ㎡당 19500원으로 전형적인 농지"라며 투기와 전혀 무관한다고 반박했다.
안 의원은 "배우자는 여러 가지 증거를 제시하면서 해당 유치원의 실소유주는 처남이라는 답변서를 법원에 제출했고, 나아가 처남이 국세청으로부터 명의신탁이 아니라는 결론을 받았다고 법원에 소명하고 있다"고 했다.
송 의원은 "모친과 큰형님 내외가 60년 가까이 소유·거주하던 농가주택의 부속건물인 소규모 창고를 2년 전 수선하면서 건축법상 신고를 하지 않은 것이 건축법 위반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라며 부동산 투기 의혹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이번 농지법 위반 의혹을 받는 토지는 2004년, 2006년에 매입한 땅으로 권익위는 조사결과를 발표하기 전 '경작 여부'와 '농지 형상' 등을 현장을 방문해 조사했어야 하나 그런 과정을 생략했다"며 "이번 권익위의 조사가 얼마나 부실하게,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는지 몸소 증명해 보이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이준석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12명의 의원들 가운데 강기윤, 이주환, 이철규, 정찬민, 최춘식, 한무경 의원 6명에 대해 탈당과 함께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을 요구했다. 나머지 6명에 대해서는 충분히 소명되거나 의혹이 해소됐다며 문제삼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