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에서 도박까지 ‘연예계 9월 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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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초에서 도박까지 ‘연예계 9월 괴담’
  • 류세나 기자
  • 승인 2009.08.14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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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함 속 숨겨진 그들만의 무릉도원…

‘도박 연예인’ 실명만 빼고 모두 노출돼 
“남몰래 떨고 있는 연예인 수두룩 빽빽”

[매일일보=류세나 기자] 유명 연예인들의 해외 원정도박 혐의가 잇따라 밝혀지면서 우리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이들이 도박에 쏟아 부은 돈의 액수가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부터 수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을 향한 비난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우려한 경찰과 검찰은 당초 조사를 받고 있는 연예인들의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언론보도를 통해 이들의 나이, 출연작품, 소속사 등의 정보가 조각조각 공개되면서 사실상 실명을 제외한 모든 것이 드러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연예인 연루 도박사건’이 이번으로 끝나게 될 지는 미지수라는 게 연예 관계자 다수의 중론이다. 또 과거에도 거액의 도박을 즐겨온 유명 연예인들이 상당수 적발됐다는 점 등을 미루어봤을 때 지금까지의 상황은 폭풍전야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미 연예계에서는 연예인 도박파문이 몇 차례 불거진 바 있다. 97년 개그맨 황기순, 2005년 가수 신정환, 2008년 방송인 강병규 등이 도박혐의로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은 대표적 케이스다. 하지만 방송가에는 ‘이들 외에 드러나지 않은 잠재적 도박혐의의 연예인들이 더 많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한 비밀로 전해지고 있다. 이것이 이번 사건에 거론되지 않은 상당수 연예인들이 덩달아 긴장감에 휩싸여 있는 진짜 이유다.

원스톱 호화서비스에 마카오까지 원정 떠나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는 지난 9일 도박개장과 상습도박,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카지노 업체 대표 김모(40)씨를 구속하고 이 회사 직원 15명, 사업자금을 댄 코스닥 상장사 대표 유모(56)씨 등 투자자 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이 도박장에서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로 개그맨 K(34)씨와 사업가 손모(56)씨 등 41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도박알선 조직은 도박자들에게 최고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업방식을 통해 연예인, 고소득 사업가 등 부유층들을 마카오로 유치해왔다. 도박자들이 도박에만 열중할 수 있도록 항공편 예약에서부터 숙소예약은 물론 의전용 차량으로 BMW나 폭스바겐을 제공하는 등 고객유치를 위한 특화전략을 펼쳐왔던 것.

도박자들은 도박을 하기 위해 수천만 원에 달하는 현금을 바리바리 싸들고 출국할 필요도 없었다. 출국 전 카지노 업체 차명계좌에 미리 예치해놓은 금액을 현지에서 칩으로 교환해 사용했고, 예치했던 돈이 모자를 경우에도 자신의 신용으로 게임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에 마카오행 비행기에는 그저 몸만 싣고 가면 그만이었다. 승패에 따른 나머지 정산은 귀국 후 국내에서 이뤄졌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최고급 접대와 도박에 현혹돼 개그맨 K씨는 9천만원을, 사업가 손모씨는 19억원을 탕진했으며 하룻밤에만 수천만∼수십억 원을 잃은 노름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조사결과 카지노업체 대표 김씨는 지난해 7월 세계 최대 규모 카지노 호텔인 ‘베네치안 마카오’에 46억원을 지불한 뒤 VIP도박장 한 곳을 운영할 권리를 얻어냈으며 올해 6월까지 도박용 칩과 돈을 바꿀 때마다 1.25%의 수수료를 떼는 방식으로 104억 원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 차인표, 김효진 주연의 <돌맹이의 꿈> 중 한 장면. 기사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이에 앞서 인천지방검찰청에서도 가수 S(31)씨, 가수 겸 탤런트 L(31)씨를 포함한 해외원정도박단이 적발됐다. 인천지검은 7일 연예인과 대기업 간부, 유명 사립대 교수 출신 등이 포함된 해외 원정 도박단 35명을 적발해 카지노업체 대표 1명을 구속하고, 3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인천지검에 따르면 S씨와 L씨는 각각 마카오에서 각각 1억4,000여만 원과 2,400여만 원의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외에 탤런트 B씨 등 연예인 3명도 환치기업자에게 도박 자금을 건넨 정황을 포착하고 보강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계에서도 소문난 ‘절친’으로 알려진 S씨와 L씨는 각각 음반 준비와 모 방송사 아침드라마의 주연급으로 캐스팅 돼 한창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던 중이었던 터라 이번 사건에 대한 혐의가 입증될 경우 연예활동에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와 관련 L씨 소속사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최근 참고인 조사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원정도박 혐의가 입증된 것은 아니”라며 “친구를 따라 1~2번 갔을 뿐이지 상습도박이나 수천만 원을 탕진했다는 이야기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언론에 환치기 수법을 이용했다고 보도된 바 있는데 이 역시 검찰조사에서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고, L씨가 도박장에서 잃은 돈이 2,400여만 원이라는 것 또한 와전된 것”이라고 전했다. 소속 연예인의 무죄가 확실하다는 게 소속사측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 해당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인천지검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S씨와 L씨가 환치기 수법을 이용한 사실은 없다”고 확인하며 “최근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국부를 외국으로 유출하는 해외원정도박을 단속하던 중 연예인 등 고소득자들이 연루돼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하룻밤에 수천만~수천억 원 탕진하기도

한편 개그맨 K씨의 소속사 BM엔터플랜은 지난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K씨가 출연 중이던 ‘희희낙락’과 ‘개콘’ 등의 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K씨가 현재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확실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여러 가지 추측과 미확인된 기사들로 사건의 진실이 왜곡될까 걱정된다”며 보도자료를 배포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K씨가 출연하던 개콘의 특정 코너가 폐지되게 되면서 같은 코너에 함께 출연하던 동료 개그맨들까지 출연이 불발되는 역풍을 맞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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