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내린 정부…대선 앞두고 빨라지는 ‘부동산 세금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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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내린 정부…대선 앞두고 빨라지는 ‘부동산 세금 완화’
  • 나광국 기자
  • 승인 2022.01.06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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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1주택자 보유세 완화 검토…올해 3월 발표
李·尹 양도세·종부세 이어 취득세까지…치열한 감세 공약
대선을 앞두고 정부와 후보들이 부동산 세금 완화 기조를 보이면서 향후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사진은 6일 서울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대선을 앞두고 정부와 후보들이 부동산 세금 완화 기조를 보이면서 향후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사진은 6일 서울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나광국 기자] 집값을 잡겠다고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관련 세금을 대폭 강화해온 정부가 오는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완화 검토로 정책 기조를 급선회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여당에서 세금완화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서자 결국 한 발 물러선 모양새다. 윤석열 국민의 힘 후보 역시 보유세 개편, 양도세 중과 완화 등을 요구해 부동산 세제개편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1가구 1주택자와 서민·중산층 등에 대한 보유세 완화 검토에 들어갔다. 정부는 이날 상속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주택수 산정기준을 개선하는 시행령을 발표한데 3월께 1주택자의 보유세 완화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1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서민·중산층의 세 부담을 일정부분 완화해주는 보완책을 검토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세제개편에 반대 입장이던 정부가 여당의 요구로 입장을 바꾼 것이다.

당정은 홍 부총리의 발표가 있기 이틀 전인 지난달 20일 올해 주택 보유세 산정에 지난해 공시가격을 적용하고 보유세 상한선 및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등 1가국 1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 완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처럼 부동산 세금이 이번 대선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유력 대선후보들 역시 각종 부동산 세금 완화 공약을 쏟아내는 모습이다.

먼저 이 후보는 양도세와 관련해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 1년 유예’ 방안을 내세웠다. 거래세 성격을 갖고 있는 양도세 부담을 낮춰 주택 매물 ‘잠김현상’을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의 양도세 중과 유예 방안은 향후 1년 간 첫 6개월은 전액, 이후 3개월은 50%, 나머지 3개월은 25%를 차등 면제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정부가 시장 혼란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자 내년 대선 이후 연말까지 10개월 동안 4개월·3개월·3개월로 나눠서라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또 실수요자 중심으로 취득세를 낮추겠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의 취득세 50% 감면 혜택 기준을 수도권 6억원, 지방 5억원으로 각각 올리고 취득세 최고세율 부과 기준도 12억원으로 상향한다는 입장이다. 현행 제도는 수도권 4억원, 지방 3억원 이하다.

윤석열 후보는 보유세 전면 개편을 주장하며 종부세·재산세 통합을 공약하고 있다. 또한 윤 후보는 통합 이전이라도 세 부담 완화조치를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세부적으론 △공정시장가액비율 95%로 동결 △50%에서 200%에 이르는 세 부담 증가율 상한 인하 △1주택자 세율을 현 정부 이전 수준으로 인하 △일정 소득 이하 1주택 장기보유자는 매각·상속 시점까지 종부세 이연 납부 허용 △차등 과세 기준을 보유주택 호수에서 가액으로 전환 등을 거론했다.

윤 후보는 또 양도세 부담으로 인한 매물 잠김을 막기 위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적용을 최대 2년간 유예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 3주택 이상자의 양도세 중과세율(지방세 포함)은 82.5%에 달한다. 취득세와 관련해서 현행 1주택자 1~3% 취득세율을 단일화하고,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들에겐 취득세 면제 또는 1% 세율 적용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공통적으로 현행 종부세의 불합리한 부분을 보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 공약은 △투기 목적이 아닌 주택의 경우 종부세 중과 제외 △이직·취학 등으로 일시적 1세대 2주택자가 된 경우 1주택자로 간주 △상속주택 지분 정리 기간엔 1주택자 간주 등이 있다.

윤 호부의 경우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율 인하 △올해 공시가격, 2020년 수준 환원 △올해 공정시장가액 비율 95% 동결 △장기보유 고령층 1세대 1주택자, 매각·상속까지 납부 유예 등을 제시했다.

이처럼 대선이 다가오면서 정부와 대선 후보들 모두 부동산 세금과 관련해 완화 카드를 커 내들자 부동산시장에서는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거래를 미루는 모습이다. 매도자는 세부담 완화 정책이 마련된 후 팔겠다며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고 매수자들은 금리상승 등으로 집값 하락을 기대하며 매수시점을 늦춰 거래절벽이 심화되고 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대선을 앞두고 부동산 세금 완화 공약이 줄줄이 나오면서 대선 이후 부동산시장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표를 잡겠다고 여론의 눈치를 보며 일회성으로 공약을 내놓는다면 시장에 혼란만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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