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중대재해처벌법에 정당성을 불어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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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중대재해처벌법에 정당성을 불어넣다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2.01.12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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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중기부장
유통중기부장

광주 서구 화정현대아이파크 주상복합아파트 구조물이 붕괴됐다. 신축 공사 중이었던 이 아파트의 1개 동 옥상에서 콘크리트 타설 중 28∼34층 외벽과 내부 구조물이 붕괴하면서 작업자 6명이 실종되기도 했다.

이번 사고는 오는 27일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 전에 터지면서 강화된 개정안을 피하게 됐다. 소급입법금지라는 원칙 때문에 중대재해처벌법을 피했지만, 이번 사고가 경제계와 재계 등 개정안에 반대하던 이들을 무색하게 할 만큼 정당성을 부여한 것은 사실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산업재해를 줄이자는 목표로 지난 2020년 1월 시행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보다 처벌 수위를 높인 법이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2020년 6월 ‘중대재해에 대한 기업 및 책임자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대표발의햇다. 같은 해 12월 24일 동 제정안에 대한 법안 심사를 강행해 2021년 1월8일 국회에서 통과됐으며 올해 1월 27일부터 적용된다.

중대재해란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업재해 중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거나,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하거나, 동일한 유해요인으로 발생하는 직업성 질병자가 1년에 3명 이상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해 사망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 부상자나 질병자가 발생한 중대재해의 경우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무엇보다 이 법은 기업의 오너에게 연대 책임을 지게 한다.

이런 이유로 경제계와 재계 등 각 단체와 기업들은 중대재해처벌법이 과도한 처벌을 규정한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최근 평택 냉동창고 화재 사고를 비롯해 이번 광주 주상복합아파트 붕괴는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안전불감증 문제를 여실히 보여줬다.

물론 중대재해처벌법이 과하게 비춰질 수 있는 면도 있다. 모든 작업자들이 규정을 지키는 것도 아니고, 산업현장에서 이들을 전부 강제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광주 주상복합 구조물 붕괴는 엄연히 인재다. 심지어 작년 재개발 철거 참사와 같은 현대산업개발이 시공사다.

이러한 인재가 포함된 사고가 있을 때마다 책임 떠넘기기 등의 행태가 반복돼 왔으며, 강력한 처벌이 없었기에 같은 인재가 반복되고 있다고 무방하다. 어쩌면 현대산업개발은 이번 사고로 업계에 큰 민폐를 끼친 것일 수 있고, 반대로 업계에 만연한 무책임, 무도덕한 행태를 여실히 보여줬다고도 할 수 있다.

물론 시공사에만 책임을 떠넘기는 것도 옳지 못하다. 대부분의 이런 인재 사고는 지방자치단체 역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항상 사고가 있을 때마다 문책과 책임자 징벌 얘기가 나오지만, 앞으로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에 대해서는 대책이 미비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경우만 보더라도 중대재해처벌법은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그 적용에 있어 과정을 따지지 않고 일방적으로 책임을 몰아가는 형태가 되어선 안 된다. 그 회사의 대표와 오너가 아무리 강조해도 현장에서 실무자들의 무의식에서 오는 안전불감증은 손쓰기 어려운 면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중대재해처벌법에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여러모로 봐도 광주 주상복합 구조물은 분명 인재다. 국민들은 이런 사고에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해도 무방하다고 여기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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