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우크라이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유럽 주요국의 외교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경고음이 요란하다. 미국 백악관에서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 침공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나섰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6일(이하 현지시간)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명령할 개연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며 “러시아가 올림픽이 끝나기 전에 군사행동을 일으킨다는 예측하지 못한 사태에 우리는 대비할 필요가 있고 올림픽이 끝난 후의 가능성에도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 “우리는 강하고 혹독한 경제 제재 또한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며 “만약 실제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한다면 이에 대해 러시아는 전략적 대가를 지불해야 할 뿐 아니라 중국이 이를 지원할 경우 중국 역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같은 날 NBC 방송에 나와서는 “러시아의 침공은 다양한 형태일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 동부 분쟁지역) 돈바스 합병일 수도 있고 사이버 공격이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침공일 수도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미 외교·안보 당국은 러시아가 11만 명의 병력을 우크라이나와의 국경에 집결시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전날 AP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 등 외교·안보 핵심 인사들은 지난 3일 미 의회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필요한 병력의 70%인 83개 대대 병력 11만 명을 국경에 배치했고 추가적으로 14개 대대가 국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러시아의 움직임에 대응해 미국은 추가로 동유럽에 병력을 파견했으며 파견 병력이 속속 우크라이나와 접경지대인 폴란드 남동부 제슈프 군사기지에 집결 중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폴란드를 비롯해 동유럽에 배치된 미군 병력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러시아에 맞서 신속대응군을 가동할 때 지원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전운이 짙어지는 가운데 프랑스와 독일 정상이 잇따라 러시아 모스크바와 우크라이나 키예프를 방문하는 등 외교적 해법을 찾기 위한 노력도 진행 중이다.
AP 등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7일 모스크바에 이어 8일 키예프를 방문하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14일 키예프에 이어 15일 모스크바를 방문할 예정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협의 내용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숄츠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협의 내용을 다시 푸틴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방식의 외교적 중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