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격 현실화율 속도조절 필요…로드맵 재구성해야”
[매일일보 나광국 기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올해 부동산 보유세를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주택자의 부동산 보유세를 2020년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공약했지만 사실상 정부에서 받아들이지 않은 셈이다. 윤석열표 부동산 세제 완화 공약은 새 정부 출범이후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23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시적으로 보유세 전반적 부담은 전년과 유사하게 유지하고 종합부동산세의 경우 1세대 1주택 60세 이상 고령자는 납부유예제도를 도입·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공시가격 인상 속도를 낮춰 보유세가 급증하는 것을 막겠다”고 공약했다. 재산세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법상 한도인 40%까지 낮추고 공시가 현실화율을 조정해 공시가를 2020년 수준으로 환원시키는 방안을 내놨다. 여기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재 수준인 95% 동결해 세 부담 증가율을 50%선에서 묶겠다고 공약했다.
윤 당선인은 장기적으로 보유세인 종부세를 재산세와 통합하겠다고 공약했는데 이같은 보유세제 개편은 25일 국토부의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조율한 후 새 정부출범후 적극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날 보유세를 작년 수준으로 동결했지만 공시가격 현실화율, 공시가격 산정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미봉책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칫 내년에는 2023년과 올해 공시가격 상승분이 한꺼번에 보유세 부담 폭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는 공시가현실화 로드맵 수정 및 세제 개편 등 세부담 완화를 위한 추가적인 보완책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결국 윤석열 정부 출범이후에야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진현환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지난 22일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이 경직적으로 운영된 측면이 있다”며 “필요하다면 용역도 하고 공청회도 거쳐서 일정 부분은 보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부가 발표한 내용은 올해의 공시가격 변동에 따른 1주택자들의 재산세·종부세·건강보험료 등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것으로 취지는 바람직하다”면서도 “이번 조치는 일시적 조치라는 한계가 있고, 그렇기 때문에 장기적인 정책방향에 대한 더 상세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1년부터 적용된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은 주택 유형과 가격대별로 현실화 달성 기간을 달리 설정하고. 부동산 시장에 큰 변동이 없음을 전제로 공시가격을 시세의 9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점에서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며 “새 정부가 공약한 보유세 완화 등 정책에 속도를 내기 위해선 ‘공시가격현실화 로드맵’라는 제도의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