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안철수 간담회에 소셜벤처가 참석한 까닭은? ESG 혁신성장 맞손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 만성콩팥병을 앓고 있는 김슬기씨는 염분, 단백질, 칼륨, 인 등의 함량이 최적화된 식품을 섭취해야 하지만 바깥에서 식사할 때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서 카이스트 MBA에서 만난 김현지씨와 공동으로 회사를 차렸다. 제품은 ‘맛있저염’.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 건강정보를 분석한 뒤 환자별 질병 상태에 맞춘 식단을 조리형태로 제공하는 것. 김현지 대표는 “다른 기업이 사회적 문제로 고민할 때 우리는 기회로 봤다”며 지금은 30여명의 일자리도 창출했다고 말했다.
# 로켓펀치는 국내 채용시장에서 공채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일’에 대한 플랫폼을 만들었다. 스타트업들의 채용정보를 업데이트해 주면서 구직자들에게 새로운 직업관을 심어주고 있다. 코로나 이후에는 분산 오피스도 운영하고 있어 유연한 경영 프렉티스를 만들어 가는데 일조하고 있다. 로켓펀치의 사회적 역할로 일자리 매칭도 늘었지만, 얼마전에는 해당 소셜벤처가 두자리수 대규모 채용을 선언하고 나서 업계를 놀라게 했다.
‘ESG 비용이 아닌 기회로 봐야 한다’는데 민관이 뜻을 모았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는 29일 상의회관에서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ESG 혁신성장 특별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좌담회는 경제계가 새 정부의 ESG 정책방향을 듣고 이에 대한 인수위와 경제계간 의견을 청취하고 상호 소통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서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이형희 SK SV위원장, 조현일 한화 사장, 김홍기 CJ 대표이사 등 10대기업 대표,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등 금융권 대표들이 참석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조민희 알리콘 대표, 김현지 잇마플 대표, 배익현 Q-ESG 대표 등 소셜벤처(Social Venture) 대표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소셜벤처들을 초청한 이유에 대해 대한상의측은 “환경적 요구, 사회적 요구 등 이른바 ESG를 사업기회로 삼은 기업들”이라며 “이들에게서 경제성장의 해법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 오늘 좌담회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민관의 대표들은 ESG 관련 인수위 추진과제를 제시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민관합동 컨트롤타워를 만드는데 뜻을 모았다.
과거만 해도 ‘사업보국’이 기업의 중요한 역할이었지만 최근 사회문제 해결, 기후위기 대응, 투명경영이 더 중요한 아젠다인 만큼 시대변화에 맞춰 기업도 변화해야 할 시점이란 것이다.
참석자들은 ‘정부는 기업들에게 규제가 되지 않도록 제도적 지원이 새 정부 ESG 정책에 반영하길 바란다’고 당부했고, 경제계도 탄소중립이나 혁신기술 개발 등을 통해 사회의 사각을 메우는데 노력하겠다고 협의했다.
이날 ESG 현황에 대해 발표에 나선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장은 “ESG는 주주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변화하는 대전환기의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되고 있다”며 ESG를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으로 ① 비즈니스모델의 변화 ② 민관협력 ③ 성과기반 인센티브 3가지를 제안했다.
나 원장은 “특히 일정기준만 넘으면 획일적으로 지원금을 주는 방식보단 측정과 평가를 통해 성과가 좋은 기업에 더 많은 인센티브를 줌으로써 자발적·혁신적 ESG 행동변화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참석한 상의 주요 회원기업 대표들은 자유토론을 통해 △ ESG경영 확산 위한 세정지원 확대 △ 글로벌 ESG공시기준 국내 적용시 기업의견 반영 △ 중소 협력사 ESG 경영지원 확대 △민관합동 상시 소통 채널 구축 등을 인수위에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