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이용 탓 사행성 조장 이유로 당국 국내 불허…해외로 내몰려
[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대세로 떠오르는 블록체인 기반의 놀며 돈 버는(P2E) 게임이 국내 규제당국의 불허 탓에 해외로 내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개발 또는 출시 계획을 잇따라 밝히고 있지만 윤석열 정부에서도 규제가 풀리지 않고 있어 속을 태우고 있다.
◇위메이드·컴투스·카카오게임즈·넷마블·넥슨 등 블록체인 게임 참전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지식재산(IP)을 활용해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구축 계획을 지난달 발표했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IP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선보일 다양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이를 모두 아우르는 대체불가토큰(NFT) 중심 생태계인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설계 중이다.
앞서 넷마블은 지난 3월 자체 기축통화 기반 블록체인 생태계 MBX(MARBLEX)를 오픈했다. MBX는 클레이튼 메인넷 기반 블록체인 생태계로, 넷마블에서 개발 또는 서비스 중인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게임의 재미를 강화하고, 이용자 참여와 합리적 보상 제공이 선순환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위메이드는 자사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 생태계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위메이드는 △위믹스 플랫폼 100개 게임 온보딩 △블록체인 탈중앙화 금융(DeFi) 서비스의 확대 △블록체인 및 메타버스 기업 전략적 투자 등 사업 확대를 지속할 전망이다. 또한 에이엔게임즈, 클로버게임즈, 라이트컨, 소프톤엔터테인먼트, 액션스퀘어 등 다양한 게임사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 위믹스 플랫폼에 100여개의 게임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컴투스그룹은 ‘C2X’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블록체인 게임들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현재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백년전쟁’, 컴투스홀딩스의 ‘크로매틱소울: AFK 레이드’, ‘2022 게임빌프로야구 슈퍼스타즈’, 올엠의 ‘크리티카 글로벌’ 등 4종이 서비스되고 있으며, 향후 글로벌 히트 IP 기반의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 대형 MMORPG ‘월드 오브 제노니아’ 등 10종 이상의 게임이 계획대로 서비스될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자회사 메타보라(옛 프렌즈게임즈)를 통해 블록체인 프로젝트 ‘보라 2.0’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라네트워크는 △게임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를 선보이며 국내외 거버넌스 카운슬과의 협력을 통해 ‘보라 2.0’ 생태계 환경을 확장시켜나간다는 포부다.
◇블록체인 게임, 웹3.0과 함께 대세 형성
이렇듯 주요 국내 게임사들이 뛰어들면서 블록체인 게임 사업이 대세를 형성하고 있다. 블록체인 게임은 ‘웹 3.0’ 시대를 맞아 하나의 거대한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웹 3.0’이란 컴퓨터가 시맨틱(코드 조각) 웹 기술을 이용해 웹페이지에 담긴 내용을 이해하고 개인 맞춤형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지능형 웹 기술을 말한다. 지능화, 개인화된 맞춤형 웹이다. 인터넷이 시작되는 ‘웹 1.0’, 소셜미디어로 대표되는 ‘웹 2.0’ 시대를 넘어 ‘웹 3.0’ 시대는 블록체인 등을 활용해 구현되는 메타버스 세상이 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게임업계에서 보면 블록체인 게임은 유저와 게임사가 각각 일원이 돼 ‘투명화’된 구조 속에서 함께 만들어 가면서 ‘수익배분’까지 지향한다. 수익배분의 수단으로 ‘가상자산’이 활용되고 ‘NFT’ 기술을 통해 게임 아이템 등에 고부가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블록체인 게임은 ‘P2E’(Play to Earn, 벌기 위한 놀이) 게임 또는 ‘P&E’(Play & Earn, 놀면서 버는) 게임으로 불린다. 글로벌 게임 전문 벤처 캐피탈 기업 비트크래프트벤처스는 글로벌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시장이 오는 2025년 500억달러(약 62조8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블록체인 게임이 이렇듯 대세로 가고 있지만 게임업계의 고민도 있다. 한국 등 일부 국가에서 아직 P2E 게임에서 가상자산 현금화를 사행성 조장으로 보고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 게임사들이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로만 P2E 게임 서비스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무부처 문체부, P2E 게임에 ‘신중’
블록체인 게임이 주목받고 있지만 진흥을 이끌 책임이 있는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아직 신중한 모습이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한국게임산업협회에서 열린 게임업계 소통 간담회에서 “(P2E 게임이) 신기술과 사행성이라는 양면성이 있어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게임업계에서도 가상자산이 걸린 탓에 P2E 게임 국내 서비스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가상자산공개(ICO)가 불법이기 때문에 가상자산이 현실 가치가 있는 통화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가상자산을 인정해야 된다는 문제로 가면 정부의 많은 부처들이 붙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체부 입장에서 P2E 게임 국내 서비스에 대해 쉽게 얘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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