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준호 기자]
자이, 래미안, e-편한세상...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우리나라 대표적인 아파트 브랜드들이다. 하지만 이들이 지금처럼 이름값을 하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그러던 것이 2000년대 들어 소득수준의 향상과 함께 가족, 환경 등 보다 인간중심적이며 다양한 가치를 반영하는 ‘아파트 브랜드’ 들이 본격 출현하게 됐고, 이들 브랜드가 대거 특허청에 서비스표로 등록됨으로써 독점권을 갖는 지식재산권으로서의 확고한 지위를 얻게 됐다.
특허청(청장 : 고정식)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서비스표로 등록된 아파트 브랜드들을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살펴보면, 가족, 웰빙(well-being), 자연을 소재로 한 ‘FAMILIE(파밀리에)’, ‘아내같은 아파트’ ‘O2 grande(오투그란데)‘, ‘푸르지오’, ‘다:숲’, ’풍경채‘ 가 있고, 생활의 편리함과 최첨단을 강조한 ’e-편한세상‘, ’자이(Ⅺ : eXtra Intelligent)', 예쁜 우리말로 된 ‘미소지움’, ‘어울림’, ‘꿈에그린’, ‘참누리’ 가 있으며, 중국의 부상과 함께 ‘來美安’, ‘藝家’ 등의 한자브랜드가 등장하고, 풍수지리 사상을 반영한 ‘포란재’, ‘경희궁의 아침’ 등이 있다.
이렇게 아파트에 브랜드 문화가 대세를 이루게 된 것은 우리나라의 독특한 아파트 선호 현상과 소득수준의 향상에 따라 가족, 친환경, 생활의 편리함 등의 가치가 선호됐고, IMF사태 이후 미분양 극복을 위한 건설사간의 치열한 ‘브랜드 마케팅’도 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다른 한편, 수요자들의 입장에서는 브랜드가 아파트를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선택기준의 하나가 됐고, 브랜드가 무엇이냐에 따라 아파트 가격이 차별화되는 시장상황과, 이를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한 건설사들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허청 우종균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이제 브랜드 없는 아파트는 생각조차 할 수 없다. 그만큼 아파트를 잘 짓는 것 못지않게 좋은 브랜드를 개발하고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게 됐다"며 "또한 아파트 브랜드는 상품의 특성상 쉽게 바꿀 수 없으므로 새 브랜드로 자주 교체하기보다는 인지도가 높아진 기존 브랜드의 이미지와 정체성은 살리면서, 시대변화나 수요자들의 요구에 맞게 조금씩 브랜드를 수정해가는 ‘패밀리 브랜드(Family Brand) 전략’과 최근 저탄소, 녹색성장 등 시대적 트랜드에 부합하는 새로운 자(子)브랜드의 개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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