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여이레 기자] 올 7월 대중국 무역적자가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중국으로의 수출은 132억4300만달러, 수입은 138억1800만달러로 무역수지는 5억75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수출은 지난해 대비 2.5% 줄었고, 수입은 19.9% 늘었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7월 최대 무역상대국인 중국과의 무역에서 한-중 수교 초기인 1992년 이후 약 30년 만에 3개월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 원화 가치가 약세인 고환율 상황에서 무역수지가 연속 적자를 낸 것은 대외 수출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업계는 이번 대중 무역 적자는 중국의 코로나 봉쇄 영향이 크다고 진단하면서도 한국 수출 경쟁력 약화를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7년 연속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 1위였으나, 2020년부터 대만에 밀려 2년 연속 2위로 하락했다.
또, 중국 토종 기업들의 성장이 수출 증가세를 눌렀다. 한국은 17년간 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으나 최근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포함한 전체 매출액 점유율 부분에서 중국(40%)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중국은 LCD 시장에서 전 세계 1위로 한국을 치고 올라간 데 이어 OLED 시장에서도 한국을 맹추격하는 중이다.
전기차 시장에서도 중국 정부의 보조금 등 막강한 지원과 BYD, 니오, 샤오펑 등 중국 기업들의 저가공세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어 지난 달 반도체 수출은 증가했으나 중국은 ‘반도체 굴기’로 한국 따라잡기에 열중이다. 중국은 지난 1분기 반도체 장비 매출액이 75억7000만달러로 1위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중국 업체인 SMIC가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조치를 뚫고 7나노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SMIC를 포함한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올해 1분기 사상 처음 10%를 돌파했다.
또 다른 중국 업체 YMTC는 올해 말 232단 3차원 낸드를 양산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5월 YMTC는 192단 낸드플래시 시제품을 고객사에 전달해 성능 테스트를 마쳤으며 232단 낸드 기술 개발은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려진다. YMTC는 메모리반도체 기업으로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미국은 이달 말까지 미국 주도로 한국, 대만, 일본을 묶는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칩4 동맹’ 참여 여부 결정을 요청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한국의 최대 반도체 수출국”이라며 “칩4 동맹에 참여하면 중국의 반발을 살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